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시 시작하는 마음 Jun 23. 2023

산티아고 다음은 어디? 발파라이소!

칠레에서의 첫 여행

여행자들이 칠레 산티아고에 도착하면 바로 찾는 곳이 발파라이소, 비냐 델 마르다. 산티아고는 칠레의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볼거리가 없다, 치안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거르기도 한다. 나도 그 의견에 조금은 동의한다. 칠레와 가까운 나라인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맛있는 음식과 탱고 공연 및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발파라이소와 비냐 델 마르는 인접한 도시다. 산티아고에서 발파라이소까지 자동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우리 가족은 칠레에서의 첫 여행지로 발파라이소를 선택했다. 1박 2일 일정이면 충분하다. 마침 칠레의 연휴가 있어서 큰 마음을 먹지 않아도 됐다.


설렘보다는 두려움을 안고 떠났다. 칠레에 산 지 얼마 되지 않아 소매치기와 같은 범죄에 대해 각별히 조심할 시기였다. 지금도 편안하지 않지만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 연휴이고 토요일이라 차가 막힐 것을 염려해 일찍 출발했다. 차가 하나도 막히지 않았다. 칠레 사람들은 오전에 움직이지 않는다. 


발파라이소에 오전 9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다. 보통 가게들이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데. 너무 서둘렀다. 발파라이소의 아침은 무서웠다.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줄 알았는데 너무 황량해서 아이들과 거리를 걷는 것도 조심했다. 


발파라이소는 이런 느낌


발파라이소는 다채로웠다. 색깔도 풍경도. 바닷가 근처라서 그런지 우리나라의 부산 같았다. 관광지임에도 깔끔하지 않았다. 거리에 쓰레기도 보이고 소변도 보였다. 냄새에 민감한 아이들이 싫어했다.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했던 것은 식당이다. 유튜브와 트립 어드바이저 검색을 통해 맛집 순위 2위에 있는 식당을 찾아갔다. 예약을 했더니 좋은 자리를 주었다. 바다를 보며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음식의 맛은 훌륭했다. 비싸긴 했지만. 트립 어드바이저를 통해 맛집을 검색할 때는 순위 1위보다 2위를 선택한다. 순위 1위의 식당은 우리의 입맛에 맞지 않거나 대기가 많아 갈 수 없는 경우가 있었다. 순위 2위는 가격이나 맛이 무난했다. 나의 주관적인 선택 기준이다. 아이들이 제법 커서 여행에서 식도락이 중요하다. 식당 선택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La Concepcion 레스토랑


점심을 먹고 배가 부르니 걷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다. 다음 여행지인 비냐 델 마르로 출발했다. 차로 30분이면 도착한다. 발파라이소에서 1박을 할 수도 있었지만 숙소 상태나 치안이 상대적으로 비냐 델 마르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비냐 델 마르에서 1박을 하기 위해서는 오후에는 발파라이소를 떠나야 했다.


유명한 꽃시계


비냐 델 마르에는 해수욕장이 있다. 가보니 사람이 너무 많았다. 사람 구경만 하고 이곳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꽃시계를 보러 갔다. 기대했던 것만큼 예쁘지 않았다. 관광객들이 있어 어디서 찍어도 다른 관광객이 카메라에 잡혔다. 멀리서 찍는 것이 더 나았다. 


둘째 날은 모아이 석상이 있는 곳으로 갔다. 이스터섬에 당장 갈 수 없으니 비냐 델 마르에 있는 거라도 보고 싶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입장료가 있어 들어가지 않았다. 마지막 목적지인 꼰꼰으로 갔다. 꼰꼰은 모래 언덕이다. 사진상으로만 보면 모래가 많으니 사막 같다. 모래 언덕이 어찌나 높은지 올라가는데 자꾸 미끄러져서 힘들었다. 모래가 발에 닿을 때마다 뜨거웠다. 사진은 이곳이 제일 예쁘게 나왔다. 신기한 지형이라 제일 재미있게 구경하고 놀았다.


올라가느라 힘들었다


산티아고로 돌아오는 길에는 차량 정체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지방 소도시에 살아서 교통 체증을 경험하기 어려운데 칠레에 와서 내가 수도에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발파라이소를 시작으로 칠레에서의 여행은 계속되고 있다. 지금 계획하고 있는 여행지도 있다. 여행을 이렇게 많이 했던 적이 없는 나는 여행이 좋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다. 여행에 따르는 업무가 만만치 않고 집에서 보내는 일상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