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25.
어제 잠을 설쳤다. 새벽에 느닷없이 오빠한테 카톡이 왔다. 반갑지 않은데. 지난번 언니가 나에게 한 실수가 웃기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정색하며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이야기를 엄마한테 들었다는 것이다. 언니가 엄마한테까지 내 이야기를 한 것이다. 내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언니한테 그때 솔직하게 얘기했어야 했다. 선 넘었다고. 그때 나는 언니에게 무언가를 부탁하는 상황이었다. 언니가 충분히 미안해한다고 느꼈고 부탁하는 입장에서 언니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 대충 내 감정을 얼버무렸다. 내가 잘못했다. 그때 내 감정을 제대로 이야기했어야 했다.
가족들이 상처받은 나에 대한 공감 없이 나를 희화화하고 농담 소재로 삼았다는 생각에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어떻게 가족이 이럴 수 있나. 다들 제정신인가. 엄마가 나한테 상처를 주고 내 이야기를 농담처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하루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 내 감정은 어떻게 돌봐야 할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일도 관계도 결과가 나쁠 수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가족들에게 진심을 다했다. 그렇지만 이 상황은 내 잘못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다. 가족과의 인연이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받아들일 수 있겠다. 이렇게까지 나를 힘들게 하는 가족과 거리를 두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을 냈다.
마음이 아프다. 외롭다. 남편도 아이도 친구도 있지만 내가 진심으로 대했던 관계가 이렇게 무너지는 것을 보는 것은 괴롭다. 이러면서 나도 단단해지겠지. 딛고 일어서길 바란다. 무너지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