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은 책을 단 한 줄도 읽지 못했다. 미국 여행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서 게시글을 읽고 있다. 게시판의 글을 읽기 위해서는 회원 등급을 올려야 한다. 게시글을 작성하고 댓글도 적어야 한다. 할 게 아주 많다. '세상에 공짜는 없지!' 하면서도 글을 빨리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도배성 글을 올렸다가 삭제당하고 회원 등급이 내려가는 수모를 겪었다. 카페 회원 중 한 명은 내 글에 댓글을 달았는데 내가 글을 삭제했다며 나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글에서 정확히 나라고 말한 것은 아닌데 괜히 찔렸다. 내가 댓글로 사정을 설명했고 오해는 풀었다. 이런 일들로 오늘은 마음이 상했다.
여행을 가려면 이주일 정도 남았다. '매일 조금씩 준비해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예약할 것도 많고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도 있다. 하루 내내 노트북만 본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할수록 새로운 정보가 쏟아지고 좋은 정보들이 나온다. 정보가 너무 많은 것도 힘들다.
미국은 총기 사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가고 싶은 여행지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최근 남편 친구가 미국에 간다는 말에 서둘러 계획했다. 아직 미국에 가지도 않았는데 미국의 물가를 체감하고 있다. 나는 무서워서 미국을 안 간 것이 아니라 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미국에 못 갔을 것이다. 숙박비를 아끼면 동네가 위험해지고 식비를 아끼면 몸이 힘들어지고. 이 모든 것을 돈이 다 해결해 주는데 나는 돈이 없어 슬프다. 머릿속에서 계속 '돈, 돈, 돈......' 하고 있다.
미국 여행은 내 인생에서 최고로 비싼 여행이 될 것이다. 준비하면서 나와 남편 모두 이랬다 저랬다 하며 실수하고 이럴까 저럴까 하는 고민들로 머리가 복잡하다. 돈이 많이 드는 여행인 만큼 본전 생각이 간절하다. 한 푼도 낭비하고 싶지 않고 1분도 허투루 쓰고 싶지 않다. 막상 여행을 가면 그렇게 되기 어렵다. 그래도 실패하고 싶지 않고 손해 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자꾸 생긴다. 그런 마음이 지나치면 결국 실패하고 손해 본다는 것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여행에서의 본전에 이런 깨달음도 포함된다면 돈과 시간을 손해 보더라도 나쁘지 않은 여행이 되지 않을까. 혼자 나를 위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