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8.
세끼를 한식으로 잘 먹었다. 당연히 집에서. 어제저녁에 먹은 김밥을 계란에 부쳐서 아침을 먹고 깍두기를 담그고 된장국을 끓여 점심을 먹었다. 저녁에는 남편이 해준 수제비를 맛있게 먹었다. 남편과 내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먹는 일이 중요해졌다. 남편은 내가 해준 음식이 물릴 때마다 열심히 유튜브로 요리 영상을 보고 하나씩 따라 해 본다. 남편이 요리를 해도 내 손이 많이 간다. 나는 남편이 요리하는 것을 말리지 않는다. 지금은 지켜볼 여유가 있다.
점심때 둘째 아이가 친구의 생일 파티에 갔다. 오후에는 조용히 지낼 수 있었다. 둘째가 노래 부르는 소리, 물건을 가지고 놀다 떨어뜨리는 소리, 형과 장난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집은 어색했다. 큰아이는 둘째가 없으니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아빠 옆을 떠나지 않는다. 곧 중학생인데. 평소에 둘째는 아빠를 독점한다. 남편이 책을 보고 있으면 옆에 와서 왔다 갔다 하며 말을 걸고 같이 놀자고 조른다. 남편은 못 이기는 척 둘째와 놀아준다. 큰아이는 조용히 방에서 책을 읽거나 기타를 친다. 오늘은 큰아이가 거실로 나와 아빠에게 안기고 말을 걸었다. 큰아이도 아빠와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었나 보다. 내가 큰아이에게 물었다.
"동생이 없으니까 아빠를 혼자 차지할 수 있어서 좋아? 그동안 서운했어?"
"괜찮았어요."
대답하는 큰아이의 얼굴에 옅은 슬픔이 지나간다. 너도 아이구나. 의젓하다고 생각했는데. 괜찮다고 말해도 괜찮지 않았구나.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이 정말 괜찮은지 자세히 지켜봐야겠다.
저녁을 먹고 가족 모두 스쿼트 200개를 같이 했다. 뺀질거리는 둘째는 그냥 봐준다. 이렇게라도 몸을 움직여야 한다. 오전에 시장에 다녀온 것 말고는 집에만 있었다. 꾸준히 운동하기가 어렵다.
다음 주에 남편의 대학원 수업이 평일 내내 있어서 아이들과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점심을 간단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밑반찬을 만들어야겠다. 내일은 장조림이다. 소고기 안심으로 만드는 장조림은 어떤지 궁금하다. 내일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