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 버티자!

2023. 7. 10.

남편의 대학원 수업이 일주일 내내 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아빠를 유난히 따르는 둘째가 많이 서운해한다. 둘째는 아침에 일어나면 나와 남편이 자고 있는 침대에 와서 아빠에게 쏙 안긴다. 둘째에게 서운하긴 하지만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오늘은 대학원에 가는 아빠에게 더 오래 안겨 있었다. 곧이어 큰아이까지 방에 들어와서 나는 침대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어제 남편이 자기 전에 대학원 동기 중 한 명이 백혈병으로 투병하다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나에게 물었다. 죽음을 앞두면 무엇을 하고 싶냐고. 다른 사람의 죽음은 상상하는 것만으로 공포스러웠다. 특히 우리 가족의 죽음에 대해서는. 나의 죽음에 대해서는 오히려 담담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 그럴까. 아이들에게 서툴었던 내가 미안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으니 아쉬움은 없다. 남편에게도 말했다. 후회는 없다고. 아이들을 더 돌보지 못하는 것은 아주 많이 속상할 것 같다. 자식들은 엄마를 음식으로 기억한다는데 내가 해준 음식을 아이들에게 더 먹일 수 없어서 안타까울 것 같다. 남편은 뭐, 내가 죽으면 조금 슬퍼하다 잘 살겠지. 나는 남편이 죽으면 따라 죽고 싶을 만큼 살기 힘들 것 같다. 나 혼자 아이들을 키워내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을 만큼 나에게 공포스러운 일이다.


어제저녁에 열심히 만든 장조림이 성공적이다. 소고기 안심으로 만든 장조림이라니. 부드럽긴 했지만 소름 끼치게 맛있지는 않다. 장조림 고기는 아무거나 해도 될 것 같다. 소고기 안심 세일 기간이라 한 번 해 봤다. 내가 해 준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세 명의 남자들이 있어 감사하다.


아침부터 해가 비치는 쾌청한 날이다. 얼른 이불을 세탁기에 넣었다. 하루 내내 말리면 저녁에는 다 마를 것 같다. 깔끔하고 청결한 이불을 깔고 덮고 아이들이 깊은 잠을 자면 좋겠다. 요리를 하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는 것이 지겨울 때도 많다. 그래도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하고 싶다. 엄마가 정성스럽게 해 준 음식을 먹고 건강하게 쑥쑥 자라고 잘 정리된 방에서 자고 공부를 하며 깨끗한 옷을 입고 싶었던 내 어린 시절의 결핍을 채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육아가 아직도 어렵고 두렵다. 아이들은 부모가 가르치는 대로 자라는 게 아니라 부모가 하는 행동을 보고 자란다고 한다. 나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마음이 건강하지 못할까 봐 늘 불안하다. 내가 지금 그런 것처럼. 남편의 도움으로 아직까지 큰 문제없이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도 나를 많이 키웠다. 아직도 더 커야 하는 게 문제지만.


일주일 동안 아이들과 나는 잘 지낼 수 있을까? 조그만 집에서 나와 아이 둘은 남편이 집에 오기만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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