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시 시작하는 마음 Jul 26. 2024

일주일이 무사히 지나갔다

2024. 7. 26.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큰아이는 학교에서 하는 영어 캠프에, 둘째는 수영 캠프에 참가했다. 두 아이의 일정이 달라 맞추려다 보니 나도 아이들도 힘든 한 주를 보냈다. 토요일 오후에 오기로 했던 남편은 몸살감기에 걸려 갑자기 집에 왔다. 남편이 오니 마음은 편했지만 남편의 식성에 맞춘 밥상을 차려야 하는 일이 추가되었다. 더운데 더 더웠다.


나까지 아프면 안 될 것 같았다. 나도 몸이 피곤해서 오늘 하루는 골프 연습을 하지 않았다. 겨우 하루 쉬는데 수십 번을 고민했다. 에어컨이 켜진 방에 누워 잠을 잤다. 자고 일어나니 피로감이 덜 느껴졌다. 얼른 청소를 하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습한 날씨 때문에 힘들다. 예전에도 내가 이렇게 더위를 탔었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한 끼 식사를 준비하고 나면 몸에서 불이 난다. 세끼의 식사를 차리며 나는 세 번 마음에서 불이 났다 꺼진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에어컨을 틀기 시작했다. 힘들다고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는 것보다는 전기 요금을 더 내는 것이 집안의 평화에 더 이롭다. 나의 한정된 에너지를 분배하는데 요령이 생겼다.


내일은 휴가다. 하루만 허락했다. 내일 아이들은 공부를 하지 않는다. 나와 남편도 아이들을 공부시킬 걱정 없이 편하게 쉬기로 했다. 끼니 걱정도 안 할 수 있게 남편이 외식을 하자고 하면 좋겠다. 내가 수입이 없으니 외식하자는 말을 먼저 꺼내기 어렵다. 일을 하지 않아 시간이 많으면 돈이 없고, 돈을 벌게 되면 시간이 없어지는 구조의 삶을 살고 있다. 일을 하지 않아도 시간과 돈이 많은 삶이 나에게 올까.


어제는 예전 직장 동료들을 만나 수다를 떨었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만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의 사소한 선물에 감동하는 그들을 보며 감사하고 행복했다. 아이들의 일정과 나의 일정을 맞추느라 어제는 쉬지 않고 일을 했다.


무언가 불편하고 묵직한 마음이 있는데 실체를 몰라서 답답하다. 자꾸 쫓기는 기분이다. 편안하게 앉아 나를 바라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조급한 마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