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 줄 알았는데

2025. 3. 29.

어제부터 날이 추워졌다. 내가 맡은 반 아이들 중 감기에 걸린 아이가 많아졌다. 잘 먹고 잘 자야 한다고 매일 잔소리를 한다. 내 말은 아이들에게 닿지 못한다. 집에 있는 내 아이도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15년 만에 처음으로 담임을 맡았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행복하다. 동료 선생님들과 으쌰으쌰 하며 외롭지 않게 일한 적이 처음이다. 교사를 20년 넘게 했어도 색다른 경험이다. 교사로서 내가 몰랐던 경험이 있다는 사실에 자주 놀란다.


여전히 나는 실수한다. 아이에게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서 속상하다. 내가 어느 선까지 아이들의 삶에 관여해야 될지 몰라 주저한다. 무례하게 말하는 아이에게 어디까지 가르쳐야 할지 고민한다. 나와 일 년을 보내고도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까 봐 걱정한다.


글을 쓰지 않는 나를 조심스럽게 지켜보며 한 달이 갔다. 글을 쓰면서 나를 돌아보지 못하다가 큰 실수를 저지를까 봐 전전긍긍했다. 책과 유튜브로 도망치다 결국 노트북 앞에 앉았다. 언제든 돌아갈 곳이 있는 것에 감사하다. 내가 더 나빠지지 않을 것 같아 다행이다.


봄이 느껴지니 마음이 달뜬다. 그 기분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나이가 들어도 체력만 떨어질 뿐, 흔들림은 똑같다. 누군가의 말에, 드라마의 내용에, 날씨와 계절에 마음이 자주 변한다. 삶에 대한 나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더 잘 살고 싶고 더 잘하고 싶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은 남편이 집에 온다. 아이들과 지내다가 남편이 오면 집이 부산하다. 이 부산함을 나는 좋아한다. 남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행복한 기분을 느끼며 잠에 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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