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5. 4.
큰아이가 중간고사를 망쳤다. 기대했던 것보다 시험을 잘 보지 못했다. 점수 그 자체보다 아이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사실에 놀라고 속상했다. 도대체 다른 아이들은 얼마나 열심히 공부한 걸까. 아이를 앞으로 어떻게 공부를 시켜야 할지 몰라 답답했다.
분명히 작년보다 큰아이의 공부 시간이 늘었는데 성적은 떨어졌다. 다른 아이들은 전력을 다해 뛰는데 내 아이는 슬렁슬렁 걸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아이의 수학 성적은 선행학습을 해도 제자리다. 나는 아이를 제대로 공부를 시키고 있는 걸까.
내가 담당하고 있는 반 아이들을 지도하는데 한계가 왔다. 자꾸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만 눈에 들어온다. 분명 3월에는 모두가 예쁜 아이들이었는데. 아이들은 그대로인데 내가 변한 것이 틀림없다. 나는 왜 변한 걸까. 몸과 마음 모두 변했을 것이다.
여러 번 타일러도 쉽게 변하지 않는 아이의 모습에 무력감을 느낀다. 내가 끝까지 책임져야 할 아이가 아니니 적당히 못 본 척하고 싶지만 그것도 불편하다. 어느 선까지 내가 관여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삶에 매뉴얼이 있으면 좋겠다.
적당히,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라는 단어가 주는 모호함이 이제 두렵다. 확실하게 결정하는 것은 온전히 내 몫이라는 점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내가 결정한 일에 따른 결과가 모두 내 책임이라는 사실은 더더욱 선택을 어렵게 만든다.
체력이 떨어진 것 같다. 혼자 있고 싶은 생각만 간절하다. 조용히 책을 읽고 혼자 걷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요즘 내가 자주 하는 생각은 그것이다. 제발 그렇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