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의 모양-오피스

오피스에 숨겨진 비밀

by 최총무

총무에게는 다양한 별명이 있다. 잡부, 노예, 그일또한내일, 경비, 등 재미난(?) 별명이 많다. 기업마다 다르지만 업무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고 궂은일을 많이 하며 고생을 많이 하지만 그만큼 퍼포먼스를 인정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직접적인 매출과 관련이 없는 지원부서이다 보니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조직도 있으며, 또한 그들만의 경쟁력이나 전문성을 가질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경우, 순환보직의 일환으로 타 직무를 하다가 2~3년 정도 잠시 거쳐 가는 경우가 많고 중소기업은 대부분 사회 초년생 혹은 저경력자를 선호하며 심지어는 단기 계약직으로만 총무를 고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10년 이상 총무 경력을 하신분들이 그리 많지 않은 현실이다.

필자는 필자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우연히 총무의 세계에 발을 들여 약 12년동안 총무 업무를 하고 있다. 근속연수가 길어지면서 나만의 총무 전문성을 가지기 위해 많이 고민하며 수많은 막힌 변기를 뚫어 왔다. 총무라서 알기 어려운 부분도 분명 있겠지만, 총무라서 알 수 있는 부분들도 있었다. 이번 원티드 인살롱 2기를 통해 총무의 다양한 경험과 인사이트를 나누어 보고자 한다. 첫번째는 기업문화의 형태라는 주제로 글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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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에는 형태가 있을까?

기업문화는 기업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한 기업문화는 단순히 말이나 문서로만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것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을까?


최근 많은 기업들이 오피스 환경에 기업문화를 반영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업무 공간은 이제 단순히 일을 하는 장소를 넘어, 기업의 철학과 가치를 담아내는 상징적 공간으로 표현 하는 기업들도 늘어 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문화와 공간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고, 이를 통해 직원들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


제 3의 공간? 그게 뭐야?

레이 올든버그는 제3의 공간 개념을 정립했다. 제 3의 공간이란 간단하게 정의하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공간’ 이다. 제 1의 공간인 집, 제 2의 공간인 일터 이 외의 공간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사실 이 제 3의 공간 개념은 처음에는 마을의 광장, 회관 등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대한 개념으로 시작되었으나 스타벅스 등 상업공간에 먼저 적용 되어 “나만의 아지트”를 원하는 현대인의 니즈를 정확히 공략했다. 더 나아가, “일과 여가의 경계를 허문 하이브리드 공간”이라는 트렌드를 선도하며, 사람들에게 커피 한 잔과 함께 그들의 하루를 설계할 수 있는 ‘디지털 노마드들의 쉼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개념이 오피스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많은 기업들의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의 관계도 서서히 증명되고 있다. 더이상 오피스는 일만하는 곳이 아니라는 취지 하에 오피스 공간에 제 3의 공간을 적용하는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다. 오피스 이러한 공간은 회의실이나 개인 업무 공간과는 또 다른 형태로, 직원들에게 영감을 주고 창의력을 발휘하게 한다.


뭔가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여러분의 오피스에도 이미 적용 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령, 오피스 내의 카페공간 처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라운지 공간, 서서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 있는 스탠딩 데스크 구역, 창가에 비치된 1인 소파 구역, 방음 기능이 잘 되어 있는 폰 부스, 심지어는 소파와 식물을 배치해 자연과 가까운 느낌을 주는 휴식 공간도 모두 제3의 공간의 개념으로 접근 한 것이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또한, 소통이 중요 한 기업들의 경우 오피스를 디자인 할 때, 우연한 마주침을 늘리기 위한 동선을 기획한다. 미국의 사회학자 인 제이슨 오웬-스미스(Jason Owen-Smith)는 연구를 통해 '공간이 30m 겹칠 때마다 협업이 최대 20%까지 늘어난다' 고 주장했다. 오피스 공간에서 발생하는 ‘우연한 만남’이 생산성과 협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애플을 비롯한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IT 기업들은 의도적으로 직원들이 마주칠 수밖에 없는 동선을 설계한다. 이러한 동선에서의 짧은 대화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렇다. 총무의 역할은 단순히 공간을 설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대화할 수 있도록 동선을 고민하고, 작은 디테일까지도 신경 쓰며 ‘사람 중심의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어? 유독 이사람과 자주 마주치네?'

'이공간을 특히 많이 지나 다니게 되네?'


당신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었다.


기업문화가 반영된 공간

오피스는 결국 기업문화를 유형화한 공간이다. 한 회사의 오피스를 보면 그 회사가 어떤 가치를 중요시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방형 구조로 되어 있는 오피스는 수평적인 소통과 협업을 강조하는 문화를 보여준다. 반대로 개인 사무실이 중심인 구조라면 직원 개개인의 독립성과 집중력을 중시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빽빽하게 책상만 많이 놓여진 기업이라면?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최우선 가치를 두고 있는 기업일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다.


기업문화가 반영된 공간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트렌드만 따라가서는 안 된다. 구글이 놀이터 같은 오피스를 만들었다고 해서 한국에서도 적합한 것은 아닌 것이다. 자칫 '열심히 일을하고 휴식하고 있구나!' 가 아닌, '일은 안하고 왜 놀고 있지?' 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나 구성원의 인식이 있다면 적절치 않을 것이다.

적절한 사회적 통념 내에서 사무실 기업의 비전과 미션, 그리고 추구하고자 하는 직원들의 실제 업무 스타일을 반영해야 한다. 총무는 이런 점에서 회사의 가치와 문화를 물리적 공간으로 구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오피스는 단순한 업무 공간을 넘어 기업문화의 거울이자, 직원들의 경험을 풍요롭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총무는 그 안에서 단순한 관리자를 넘어 공간을 통한 기업문화 창조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기업이라면 단순 비용 절감으로 총무를 바라보기 보다는, 더 나은 환경을 구성하는 전문가로서 바라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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