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스토리 04] 예비창업패키지 지원-1편

가사노동 스타트업 프리그

스티브는 K-startup(1) 공고를 유심히 보고 있었습니다. 2020년 공고의 일정을 보고 2021년의 공고 일정을 예상했습니다. 프리그가 생각하는 생산물인 "애플리케이션" 관련된 사업은 소프트웨어 관련 창업패키지와 일반/특화분야 창업패키지에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예비창업패키지는 사업자 등록이 없이, 사업계획을 가지고 있는 사업예정자 대상의 교육과 지원금을 제공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프로그래밍이었습니다. 통상 K-Startup 공고 글의 조회수가 1만 회 정도가 된다면, 예비창업패키지는 2021년 11월, 지금 다시 확인해보니 32만 회를 훌쩍 넘고 있습니다. 그만큼 국내 창업 패키지 중에 가장 대표 프로그램이었고, 물론 그렇기 때문에 지원자도 많았고 경쟁률도 높다고 했습니다.


3월 30일, 공고가 떴고 사업계획서 제출만 하면 된다는 단순 명료하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내용이 공지되었습니다. 회사생활이 길었던 40대의 스티브와 준은 문서와 보고서 작성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CTO 엔리케는 개발자로서 특허과 기술적 문서작성에 능숙했습니다. 40대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차별점은 메시지 전달에 핵심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군더더기 없이 쓰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사업 계획서'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그 무엇보다 과거의 근거가 중요했습니다. 무엇을 하겠다는 '주장'은 사업영역이나 핵심기술, 보유한 자원 등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면 설득력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위로하는 몇 안 되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여전히 스타트업은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20~30대의 사람들을 선호한다는 통념이 있지만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오래전에 갖춘 실리콘 밸리의 다양한 연구들에서 창업하는 평균적인 나이는 40대였고 가장 성공한 기업이나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받은 스타트업의 창업자 나이도 40대가 가장 많다고 밝혔습니다(2). 물론 모든 확률은 자신의 일 앞에서는 1 아니면 0이 되어버리곤 합니다.


4월 19일이 지원서 작성 제출 마지막 날이었고, 4월 15일 안에 마치자고 의견 일치를 봤습니다. 4월 19일 혹시라도 사람들이 급격히 몰려서 혹시 제출에 실패하면 어떻게 하냐는 우려였기 때문이죠. 나이 든 이들이 조금이라도 완벽을 추구하는 기우였을까요. 이게 안된다면 다시금 6개월이나 1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협업을 활용하기 위해 스티브는 초안을 작성했고, 주로 인적자원, 물건, 자금 조달 계획을 담당했습니다. 사업의 목적이나 사업의 방향, 시장성과 세부 아이템 및 예상 매출 등에 '준'이 역할을 맡았고, 핵심적인 기술적 접근과 생산품에 대한 설명은 엔리케가 작성했습니다. 게다가 큰 단락의 제목을 매력적으로 꾸밀 수 없었습니다. 예비창업 패키지에 사람이 몰리다 보니, 사업계획서 양식과 제목은 수정이 불가했습니다. 사업계획서의 양도 요약 3쪽, 내용 5쪽으로 한정했습니다. 지원자의 부담을 차지하더라도 심사자들의 부담이 엄청나기 때문일 것입니다. 계획서 막판까지 총 8쪽에 넣을 수 있는 내용을 솎아내려고 애썼습니다.


5~6번의 수정을 거쳤습니다. 주간 회의와 개별 리뷰를 진행했습니다. 더 나은 문구는 없을까, 한마디로 잡아끌 수 있는 시제품의 브랜드는 없을까, 기존의 시장에 없다는 것은 수익성이 없기 때문일까, 우리가 새로운 생각을 한 것일까, 문구는 도전적으로 쓰되 합리적이어야 하며, 내용은 간결하되 효과적인 설명도 덧붙여야 했습니다. 그 양날의 검이 지원서 제출일이 다가올수록 피부에 스치는 듯했습니다. 예비창업패키지에 처음 도전해서 붙는다는 욕심은 버려야겠지만, 스티브는 고민이 있으면 자주 자다가 깼는데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듯 보였습니다. 준도 새벽녘에 일어나 잠을 설쳤습니다. 주말에 다시 지원서를 넘기고 문구를 수정했고, 현재 시제품의 예상되는 시장의 규모와 우리 제품이 시장에 유입됐을 때 점유할 수 있는 규모를 산정하기 위해 한국은행 통계, 관련 산업계 매출 현황, 시장을 지역중심으로 하다가 점점 확대해갈 때 각 지역별 확대할 수 있는 5년 계획을 상정했습니다. 계획에 불과했지만, 말과 글의 힘은 일단 바깥으로 나오게 되면 변화를 이끌게 됩니다. 뱉은 말과 글이기 때문에 지켜야 하고, 그렇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운 말과 글을 써야 했습니다.


4월 17일에 최종 제출을 하려고 지원서 창을 열었습니다. 3명의 창업자 인적사항을 등록했습니다. 제출 버튼을 눌렀습니다. 다시금 카카오톡 창에 알림이 떴습니다. 이제 지원서 제출은 끝났습니다. 2주 뒤, 어떤 결과가 눈앞에 나타날까요?


(1) K-startup 공고 신청 https://www.k-startup.go.kr/common/announcement/announcementList.do?mid=30004&bid=701&searchAppAt=A


(2)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27/201805270023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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