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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_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그중에서도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산업이라는 한국사회의 가장 큰 축의 산업, 그리고 그 산업의 중심지 울산을 중심으로 기술자도, 경영자도 바라보기 어려운 사람과 기술, 시공간을 잇는 책을 보게됐다.


 나는 책을 덮고, '지속가능한 숙련 중산층'이라는 키워드가 생각났다. 먼저, 울산의 경로의존성을 중심으로한 지속가능성이다. 울산은 누구나 구호처럼 외치는 실리콘 밸리도 이제는 녹슬어버린 러스트벨트와 US스틸의 철강에서 Merck의 제약산업으로 변모한 피츠버그 등의 사례와도 대별된다. 우리나라가 가진 국내외 경제요건과 아울러, 새로운 부가가치 산업, IT를 외치고도 있으나 마스크 대란처럼 인간은 물질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그 튼튼한 인프라와 산업 아래에서 뿌리를 내려야 한다. 


 두번째 숙련이다. 이러한 숙련은 손때묻은 기능공만을 의미하지 않아 확장된다. 어떻게 기술과 절합된 숙련을 가져갈 것인가의 협의로서 숙련은 경영자의 전략적 판단이나 학자들의 유려한 분석으로 가능하지 않다. 숙련의 삶과 세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자기표현으로써 직업의 소멸은 개인과 사회의 막대한 손실을 가져오게 되어있다. 한국사회가 가진 노동의 기술대체 현상을 면밀히 인식하면서도 구상과 실행의 접점의 과학적 기술적 필요성을 기술하고 있다. 


 세번째 중산층이다. 이는 대기업 = 중산층의 공식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울산과 여수가 가장 BMW의 매출이 높았다는 소문을 오랫동안 들어왔다. 긴 시간의 노동자 투쟁과 노동과 경영이 연계된 상승효과로써 울산에는 산업 발달에 따라 중산층이 넓어졌다. 그렇지만, IMF와 금융위기, 코로나 등을 거치며 하청 관계가 더욱 복잡해지고, 정규직 채용이 줄어드는 등의 어려움도 발생했다. 다시금 폭넓은 중산층 회복이 성별, 계급, 학력, 고용형태를 넘어서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다. 


 부울경 지역과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업에 연관된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들이나, 산업에 대한 면밀한 구조에 궁금증이 있으신 분께서는 꼭 읽어보셨으면 한다. 나에게는 반도체 산업, 수도권, 노동에 대해서  참고할 만한 문헌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고, 참고할 사항도 많았다. 책이 놓인 책상, 내장된 수 많은 플러그가 있다. 수 많은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고 있는 이 시기에도 점심시간에 쪽잠을 자며 오후 1시의 업무를 준비하는 땀과 펜과 발자국들이 즐비하게 한국사회를 오가고 있다. 디스토피아의 위기가 만질 수 있는 토피아적 기회가 되길 함께 기원하며! 지금도 베스트셀러라는데 더욱 잘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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