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③_4차 산업혁명의 양면성

COVID-19 코로나와 동시대

여전히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은 상황에서 언급하기는 어려우나 소위 서구(미국+서유럽) 코로나 사태가 심각 수준을 넘어 제2의 페스트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에 따라 국민소득 및 교역량 기준의 소위 선진국들이 휘청이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 배운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혹은 발원지인 중국을 겨냥해서 수준 낮은 동양인만 걸린다는 서구의 인종혐오에 경종을 울리게 되었다는 말도 있다. 독일의 슈피겔지에서 표지를 Made in China라고 했었는데 반크에서는 Made in Racism 이라며 비판한 포스터가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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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가 2차 대전에 비한다라는 말에서 우리나라가 어떤 면에서 '참전'하게 된 것은 그 옛날 개화기 때와는 달리 전 지구적 위치의 변화를 짐작할 수도 있으며 소위 선진국 혹은 서구의 상황과 비교할 지점은 상당하다. 개인적 경험에 빗대어 기록을 해나가고자 한다.


노르웨이에서 크루즈 여행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4일 동안 버스, 기차, 크루즈 선 등 10번이 넘게 교통편을 이용해서 오슬로 중앙역에서 출발해서 예이량게르 피오르드, 송네 피오로드, 베르겐 등으로 이동해가는 투어였다. 표를 받으려고 오슬로 중앙역에 갔는데 웬걸 표만 10개 넘게 주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하나씩 꼬박꼬박 설명해가면서 표를 받는데만 30분이 넘게 지나갔었다. 자신감 넘치게 설명하는 직원의 모습이 반쯤은 의아하기도 반쯤은 존경스럽기도 했다. 그녀가 동양인 여행자를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긴 하지만 이제와 생각된 것은, 왜 그들은 그러한 시스템을 바꾸려고 하지 않았을까이다.


4차 산업혁명은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혁명 이후에 초연결, 초지능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의 발달로 볼 수 있다. 농업혁명이 신석기라는 아주 긴 시간을 사이에 두고 지리적 상황에 따라 전 세계에서 장기간 개별적으로 일어난 방식이었다면 산업혁명은 자연으로 여겨졌던 석탄을 자원으로 생각하면서, 수학을 기반으로 하는 모델링 방식에 따라 도구를 개발할 수 있게 된 서구를 중심으로 인간과 동물, 자연 등에 의존했던 에너지 발생 체제를 혁신했던 시기이다. 이러한 기술의 격차는 서구의 전 세계 착취가 가능한 제국주의를 열게 되었고 그 욕심은 몇 차례의 세계 대전을 통해서 서구의 대대적인 반성에도 불구하고 서구가 전 세계의 주도권을 가지는 계기는 유지되기 시작했다.


2차 대전의 종식이 원자탄이라는 것과 미국의 자본이 결합한 군사력, 마지막으로 그때 태동한 컴퓨팅 시스템 -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에서 나오듯, 암호해독을 통한 기술적 우위 - 에 있었다는 것은 3차 혁명인 정보혁명의 태동과 맞물렸다. 2차 대전 이후에 냉전 이데올로기로 동구권이 정치 경제적 몰락을 이루는 상황에서 서구는 최고의 호황을 맞게 된다. 산업혁명은 아니나 정치적으로 새로운 장을 열었던 68 혁명의 발흥은 또 다른 구체제였던 발전론에 대한 반성, 베트남 전쟁을 필두로 하는 서구 권위주의에 대한 반성이 일어났으며 그 기반에는 복지 국가를 명제로 하는 사민주의 사상의 정치적 실현이 깔려있다고도 볼 수 있다.

d23k3c3k-1416240733.jpg 이미테이션 게임에서 앨런 튜링(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이 초기 컴퓨팅 머신을 고안하고 고민한다. 결국에 암호해독과 계산을 통해 어디를 덜 죽일까를 도출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소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라는 단어는 1945년 종전 시기에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이 처음으로 구분한 것이다. developed country(선진국)와 developing country(개발도상국)의 구분에 힘입어 그것이 이데올로기 싸움에 있어서 패전국이나 소위 후진국의 경제적 지원으로 연결된 감은 있으나, 모든 주체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이 자원의 효율적 배분 - 곧 균형 - 에 이를 것이라는 경제원론에 반하는 체제가 등장했음을 시사한다. 68 혁명이 독재정권에 의해서 영향을 받지 못한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으로서 차관과 원조를 받게 된다. 그리고 서구의 반전운동과 달리 베트남의 참전과 서구와 일본보다 더 낮은 생산비, 이데올로기 영향으로 국가 주도의 산업 발전을 진행하게 된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독일, 북유럽의 신재생 산업, 핀란드 등의 IT산업을 빼고 유럽의 산업은 관광, 금융 등의 서비스업으로 확대되어갔다. 우리나라만큼의 IT 인프라를 가진 곳이 없다고는 하나 유럽에 가게 되면 놀랍도록 느린 인터넷 서비스는 물론 통신체계조차도 낙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산티아고 순례자 길을 걸으며 조금만 고도가 높아지거나 숲으로 들어가면 전화도 터지지 않았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고 있었다. 유럽이 그러한 삶을 버틸 수 있었던 기반에는 동남아의 소비재 생산,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제조업 생산,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하는 IT 생산이 있었던 것이다. 소위 글로벌 밸류 체인에서 맨 윗단계의 소비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럽은 그 기반을 당연시 받아들여온 것이다. 물론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야 그 체인이 멈추게 됨을 알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IT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 혁명이 현재의 코로나 사태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반면에 생각해야 할 것은 IT가 가진 인간을 삭제할 수 있다는 힘의 양면성이다. 정보혁명의 기반 아래 더 이상 고용을 늘리지 않는 산업의 발달, 그림자 노동과 같은 저임금의 단순 일자리만 증가, 유연함을 가장한 노동 조건의 악화가 기업의 인건비 감소와 같은 고정비의 감소로 이익률 향상에 영향을 미쳤으나 그 실적 아래 인간의 삶은 어떻게 되었는가를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다.


애드아스트라.PNG [애드 아스트라]에서는 한 우주선에 조난 신고가 들어와 확인하러 잠입했을 때, 우주공간에서 유인원 생체실험을 했던 극단적 상황이 사람들을 죽음으로 동물을 스트레스에 몰았음을 표현한

다양한 기업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 기술로서 바이러스에 대항하겠다는 방향은 인간과 자연을 근본적으로 분리하겠다는 사고방식을 첨예화해가는 상황이다. 영화 [애드 아스트라]에서 보면 우주 산업이 가지고 있는 예민함이 드러나는데 인간이 살 수 없는 우주공간에서 우주복에 작은 구멍만 나도 인간은 바로 죽음에 이른다. 우주의 예만 들지 않더라도 도시화의 진행에 따라서 흙을 밟을 수 없는 사람들이 면역력에 약하다는 결과도 있다. 과학기술의 결과를 활용해야 됨도 있으나 과학기술을 기반에는 '데이터'가 있지만 데이터로 표시할 수 없는 수많은 영역을 고려함과 아울러 데이터는 어떠한 순간을 지시하는 것이라면 순간을 종합한 과정을 들여야 볼 수 있는 관점의 영역은 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계속 남아있는 인간의 자리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인간의 자리는 명확히 알 수 없는 자연의 변화이기도 하다. 코로나 사태로 깨끗해진 지구의 사진에서 보듯이 지구의 관점으로 봤을 때 인간이 바이러스이고 코로나가 백신이기도 하다. 인간과 코로나의 대결이나 코로나를 박멸의 대상으로 보기는 어렵다. 기술적 해법을 간구하는 것과 아울러 인식론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drill-444466_1920.jpg Cutting Edge의 기술은 예리하지만 날카롭다. 극한 상황을 가정하기 때문에 상당한 에너지 소비가 들어가게 된다. 기술의 생산이 가진 양면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의 현재 IT기술의 발달은 비대면, 빠른 정보 이동, 정보의 투명성으로 각광받고 있다. 기존의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사회를 구성해온 서구는 인종주의, 우월성이라는 잘못된 인식론으로 제2의 페스트라고 불리는 현 사태를 방조해온 면이 있다. 그 확산에 있어서 IT기술이 적절히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은 보완할 점이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IT기술로서 모든 것을 비대면 혹은 자연과 차단, 인간의 노동을 삭제하는 기술 중심의 사고로서는 이 사태는 결코 소멸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기술이 가진 장점은 충분히 활용하되, 자연 및 노동, 인식론의 변화라는 기술이 도구로서 중립적일 수는 있으나 효과로서는 정치성을 가짐을 꼭 유념해서 현 상황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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