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8 금융시장의 인류학 논문 쓰기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합쳐진 말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금융 시장의 도덕적 해이, 불투명성을 '기술'로서 해결하겠다는 접근으로 핀테크 산업이 등장했다. 물론 금융에 기술이 접목된 예는 지금의 카카오 뱅크와 같은 온라인 송금, 온라인 결재 서비스나 앱 기반 금융 투자 서비스에 앞서서 이미 신용카드, ATM 등으로 대표되는 서비스가 있다. 게다가 금융위기 발발이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전 지구적 금융시스템과 파생상품과 같이 현물과 유리된 가치화 작업이 가능해진 시스템에 의한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RB) 의장은 금융에 기술의 도입은 ATM 말고 다 쓸모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핀테크는 우리 삶에 급격히 침투해있고, 더 이상 은행 창구를 찾지 않으며 대면으로 금융거래를 발생시키지 않고, 종이돈의 사용 빈도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수익 모델도 명확지 않는 송금 서비스 핀테크 스타트업 토스가 엄청난 투자를 받으면서 하나의 국가 인프라가 되어가는 지금, 기술이 금융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은 차지하더라도 내 유리지갑 계좌는 매일매일 확인할 수 있게 해 줬다.
인간의 행위는 기술의 발달과 그 맥락을 같이한다. 오늘 읽은 마누엘 데란다(Manuel deLanda)의 책 [지능기계시대의 전쟁]에서는 기술 발달이 어떻게 인간의 신체에서 기인했으며 다시금 기술의 발달이 어떻게 인간의 신체를 제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기술은 어떤 추상 개념이 도출하고, 물건이 만들어진 뒤에 시간이 지나 개념과 기능을 갖춘 물건으로 만들어지고 이것은 다시 추상의 형태를 띠게 된다. 예를 들어 기존의 시계태엽장치는 에너지의 생성 없이 기계장치의 작동 기능만 있었고 이는 고전 물리학의 세계였다. 시계태엽과 모터는 작동의 공통점은 있지만 동력 유무의 차이는 크다. 열역학적 추상, 곧 카르노(Carnot)가 추상적 열기관, 이상 기관을 구상하면서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명확한 논리 없이 증기 기관을 활용했다. 이후에 증기기관과 분리된 추상적 모터는 다시금 열의 생산과 열의 전달로 구분되었고, 열의 전달은 이후에 '논리회로'의 발달로 이어졌다.
이는 현재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과도 맞물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트랜지스터의 발달로 집적화와 소형화가 일어났지만 그간 논리를 세워서 처리하는 방식에만 치우쳐있다면 인공지능 처리하는 방식 자체를 데이터화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변화한 것이다. 현재 딥러닝을 중심으로 하는 기계학습의 특징은 인간이 왜 그게 잘 되는 기술인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앞선 기술과 연계하나면 논리회로를 만드는 And, Or의 방식이 연역적 논리해결은 가능하지만 귀납적인 방식의 추론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현재 기존 논리 방식인 컴퓨터로 귀납적 추론이 가능한 딥러닝을 만들고 있다.
갈수록 기계에서 인간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며, 인간의 역할이 기계에게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서 인간-기계의 이분법이나 사회의 디스토피아나 유토피아를 고려하기보다는 어떻게 행위하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내가 질문한 것은, 이렇게 기계에 의해 행위 방식이 변화하고, 사회에서는 인간-기계의 결합방식이 인간-인간, 인간-사회의 결합방식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 고찰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투자 의사결정이나 투자 일임을 하는 경우, 그 전과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논문에서 글쓰기 방식 및 문헌으로 가져가야 할 부분이며 이것이 들뢰즈의 배열(assemblage), 정동과도 함께 이야기되어야 한다. 그리고 니클라스 루만의 사회체계 이론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인간-기계 사이의 정동이 기계의 배치와 어떤 연관을 보이는지도 보여야 한다. 라투르가 주로 배열을 활용하면서 ANT(Actor-Network-Theory)를 제시하다가도, 사회적 '비판'의 방법으로 '정동'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논문에서 단순히 정동이 '느낌'으로만 다가오면서 상호작용에 대한 정동의 문제를 다루지 않았었다.
오늘 진행사항
- 마누엘 데란다 책 읽기(2장, 무혈 수혈 부분)
- 공부시간: 4시간
- 미진한 사항: 경제적 자유 문헌 확보하지 못함, 목차 재구성 미흡, 공부시간 적음
내일 예정사항
- 세부 목차 80% 확정, 경제적 자유 관련 문헌 화인
- 공부시간 6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