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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진 Oct 30. 2020

우리 아이 성장 발달 놀이(2)
- 아이의 단계별 놀이

5장 사회정서 발달에 도움이 되는 놀이 계획 짜기 (2)

<SEL 부모양육이란?>

5장 사회정서 발달에 도움이 되는 놀이 계획 짜기 (2) 







    2.    아이의 단계별 놀이   



   일반적으로 건강한 보통 아이들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성장발달에 따라 기고 앉고 서고 걷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거친다. 그런데 이러한 기본 신체발달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이들은 사고와 인지 기능이 발달하지 못한다. 사람의 두뇌는 한 번에 하나의 ‘의식적(conscious)’ 사고 과제를 처리하게 되는데, 만약 어떤 움직임이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 그때는 다른 사고가 가능해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아이가 잔디밭을 달리면서 “엄마, 공 받아요.”라고 말을 하는 동시에 공을 엄마에게 던지는 다소 복잡한 행동을 하는 것이 이에 해당될 수 있겠다. 그런데 이것은 아이가 정상적인 신체발달을 하고 있고 나이가 좀 더 들었을 경우에 가능할 수 있다. 


    그런데 유아는 근육을 통제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자기 몸에 적응하고 나서야 글자나 숫자를 배우고, ‘주세요’와 ‘고맙습니다’를 기억해내고, 화분에 심은 씨앗이 어떻게 싹을 틔우는지 생각해보고, 왜 구름이 생기고 비가 오는지 궁금해 할 수 있다.  결론은 기기, 앉기, 걷기 등의 기본 움직임이 자동화되지 않으면 아이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잘 살펴보면, 신체 성장이 빠르고 기본 움직임이 능숙한 아이들이 말을 빨리 시작하고 또래에 비해 정신적으로도 성숙한 경우가 많다.


  놀이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놀이가 몸의 움직임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몸을 움직여서 어떤 특정 행위를 반복하고, 반복해서 익숙해지면 응용하여 변형함으로써 더 많은 재미와 즐거움을 이끌어낸다. 이렇게 아이는 몸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두뇌발달을 하게 된다. 이렇듯 아이는 먼저 몸을 통해 만지고 느끼고 빨고 물고 맛보면서 주변의 사물을 탐색하면서 배움을 시작한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학습이 이루어질 수 없다. 


    간혹 어른들이 아이에게 한시도 가만있지 않고 꼼지락 거리며 부산을 떤다고 뭐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은 모든 아이의 천성이다. 이렇게 움직이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성장, 발달을 할 수 없다. 




아이의 단계별 놀이는 이미 앞에서 놀이의 종류에 대해 구분해 본 예와 비슷하다. 


a.       신체 발달 놀이

b.       언어 발달 놀이

c.        인지 발달 놀이

d.       사회성 발달 놀이

e.       정서 발달 놀이

f.         창의성 발달 놀이


   위의 다양한 놀이가 단계별로, 그러면서도 전 방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중에서 신체 발달은 아이의 두뇌 발달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중요한 영역이다.  왜냐하면 호흡, 심장박동, 소화와 같은 생존 기능 다음으로 뒤집기, 기기, 서기 같은 기본 동작 기술 습득이 바탕이 되어야 두뇌의 총체적인 계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IQ 지능지수,  EQ 정서지수,  SQ는 바로 가드너가 구분한 인간의 다양한 지능 이론과 어느 정도 연관성을 가진다.


<가드너의 의한 다양한 지능>


a.       언어지능 – 말, 글, 표현 능력 – 작가들

b.       논리지능, - 수를 이용한 논리적 사고 능력 - 아인슈타인, 빌 게이츠

c.        공간지능, - 시간, 공간 이해 및 재창조 능력 - 레오나르도 다빈치, 에디슨

d.       신체지능, - 신체 운동 능력 - 김연아, 타이거 우즈

e.       음악지능, - 조수미, 모차르트 

f.         대인관계 지능, - 타인과 상호작용 하는 능력 - 세종대왕, 테레사 수녀

g.       자기이해 지능, -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고 성찰하는 능력 – 소크라테스

h.       자연탐구 지능 - 자연의 가치를 발견하고 교감하는 능력 - 파브르, 찰스 다윈


  여기에 아이의 놀이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PQ라고 하여  play quotient, 즉 놀이지능을 추가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놀이 지능이 행복지수와 관련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굳이 놀이 지능을 따로 범주화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만큼 놀이가 아이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스스로 준비가 되면 어떤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무언가를 해내려고 스스로 애쓰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조급하게 먼저 이끌지 않아도 준비가 된 아이들은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배우려고 적극 나서게 마련이다.  


   그때 부모의 역할은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다가오는 아이를 내치지 말고 질문하는 아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스스로 하고자 할 때 혼자서 할 수 있게끔, 혼자 해결할 수 있게끔 약간의 힌트를 주는 것에서 그쳐야 한다. 그 힌트 속에서 스스로 규칙을 찾을 수 있게끔 유도하여 스스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양한 놀이 속에서도 아이가 스스로 규칙을 찾을 수 있게, 그러면서도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은 놀면서 배운다고 생각하면서 놀이 자체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배움에 목적을 두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러한 태도가 그릇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우리는 이 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가면서 아이를 양육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놀이 자체에 중점을 두는 경우는 아이의 스트레스나 욕구불만을 해소하려는 목적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배움에 목적을 두는 놀이는 보다 체계적이고 교육적인 주제를 가지고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놀면서 공부하는 아이들 그룹과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공부하는 아이들 그룹을 비교한 연구가 있었는데, 결과는 놀면서 공부하는 아이들의 기억력이 훨씬 좋아진다고 한다. (EBS에서 방송했던 '학교의 고백'이라는 10부작 다큐)





   현재 미국 공립 초등학교 1학년인 6살 아이가 처음 글씨를 쓰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을 때는 4살 반 프리스쿨에 다닐 때였다. 4살 전후로 또래보다 조금 일찍 쉬운 책을 읽기 시작한 이 아이는 요 무렵 재미 삼아 종이 여러 장을 접어서 스테이플러로 찍은 후 책을 만들어서 그 안에 뭔가 적어 쓰는 놀이를 자주 하곤 했다. 4살 무렵 영어책과 한글책을 거의 동시에 읽기 시작한 아이는 영어와 한글로 교통 표지판 안내책이나 동물 이름 책, 그리고 한글 단어책 등 다양한 책을 만들어서 부모나 친구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그런데 한동안 이 놀이에 집중하던 아이가 어느 날 엄마와는 함께 책 만드는 놀이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더니 매일 저녁 자기 전에 한 시간 정도 같이 책을 읽던 아이가 이제부터 자기는 책을 읽지 않을 테니 엄마만 자기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했다. 아이의 요구가 너무도 단호해서 나는 아이에게 책 읽기를 시키지 않았고, 한동안 아이는 내 앞에서 책을 읽지 않고 내가 읽어주는 것만 듣고 잠이 들었다. 


   그러던 중 아이가 혼자 방에서 책을 만들고 놀고 있는데 글자가 틀린 것이 많이 보여서 몇 개 고쳐주려고 말을 걸었다. 그러자 아이가 연필을 책상에 내려놓더니 내 얼굴을 쳐다보며 천천히 또박또박 말을 하기 시작했다.


  "엄마, 유치원에서는 선생님이 내가 뭘 써도 절대 틀렸다고 말하지 않아요. 그리고 고쳐주지도 않고 내 마음대로 쓰도록 허락해 줘요. 그런데 엄마는 왜 항상 틀렸다고 고쳐주려고 해요? 이건 내가 만드는 내 책이잖아요. 엄마 책이 아니잖아요."


  아이의 말에 나는 순간 할 말을 잊었다. 나는 그저 여느 부모처럼 아이가 글씨를 쓰고 처음 문장을 쓰기 시작할 때 틀린 게 많아서 고쳐주고 싶고 수정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었다. 더 잘 썼으면 하는 일반적인 엄마 욕심에 말이다. 그런데 아이는 자기가 놀이로 행하는 일에 마치 공부를 할 때처럼 엄마가 지적을 하고 틀린 것을 고쳐 주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순간 나는 아이가 왜 책 읽기까지 거부했는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아이가 책을 읽을 때 발음을 지적해 주는 엄마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이다. 그 후로 나는 아이가 스스로 놀이 삼아 일기나 저널을 쓸 때 틀린 글자를 고쳐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아이가 마음대로 쓰고 그리도록 내버려 두고 가능한 참견을 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0세에서 6세 사이 빠른 성장기의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들은 항상 자신의 아이의 성장과정을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놀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면, "저 아이는 이 놀이를 하는데 왜 내 아이는 못하지?" 하는 이런 의문들 말이다. 실제로 아이들은 개별 성향, 발달 수준이 모두 차이가 있으므로 이를 고려하여 놀이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능한 부모의 개입을 줄이고 스스로 찾아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자.  "이런 거 왜 하니? 이런 거 하지 말고 엄마랑 스템 놀이나 하자." 등 이런 식으로 아이가 선택한 놀이가 의미 없다는 뉘앙스를 절대 풍겨서는 안 된다. 


  또한 여자아이들이 남자 옷을 입고 칼을 들고 영웅 놀이를 한다거나, 반대로 남자아이가 여자 옷을 입고 화장하는 흉내를 내며 노는 것에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위험하지 않은 놀이 외에, 수용 가능한 놀이는 가능한 다양하게 허용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서너 살, 혹은 다섯 살까지도 아이들은 남녀를 명확히 구분하며 선을 긋고 놀는 않는다. 이 시기 남자아이는 남자 놀이만, 여자아이는 여자 놀이만 해야 한다는 성적 편견은 옳지 않다. 다양한 놀이를 경험하게끔 하면서 삶의 다양성을 배워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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