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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식량의 미래]를 읽고

[ 대한민국 식량의 미래]를 읽고

by 주종문


2022년 남재작 박사의 [ 식량위기 대한민국]을 읽었다.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이상기후 등으로 불안정한 식량생산과 공급만의 문제를 이야기했다.

[식량위기 대한민국]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현상에 중심을 두었다면

[ 대한민국 식량의 미래]는 이 현상에 대해 대한민국은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다.

앞부분은 전작인 [식량위기 대한민국]에서 이야기한 내용에 대한 연장 선장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식량위기는 '먹을 것이 아예 사라지는' 풍경이다.'

하지만 현실은 훨씬 복잡하다.

오늘날 굶주림의 근본 원인은 대개 먹을 것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식량을 살 돈이 없기 때문이다.

- 4장 기후 인플레이션

식량도 시장 논리 안에서 움직인다.

다시 강조하지만, 누구든 비용을 지불해야 한 식량을 확보할 수 있다.

- 프롤로그

우리나라는 특이하게 완전한 개방형 식량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국민들의 인식은 폐쇄형 식량 시스템에 가깝다.

이런 인식과 현실의 불일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초래한다.

- 5장 다시 커지는 식량위기

식량안보(Food Security)는 모든 사람이 언제나 충분하고 안전하며 영양가 있는 식량에 물리적 경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상태를 가리키며,

단순한 공급을 넘어 접근성, 이용성, 안정성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 5장 다시 커지는 식량위기

앞부분이 기후변화와 식량위기에 대한 포괄적인 이야기였다면 7장부터는 이런 위기 속에서 한국 농업의 현황과 대응에 대한 이야기다.

농업 정책에서는 모두 착한 사람이 되고 싶어 했고, 결국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이 전통은 지금까지도 농업계 전반에 문화처럼 깊게 스며 있다.

- 8장 토지와 농지 제도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는 단 하나, 농지의 규모화와 집적화다.

이 문턱을 넘지 못하면 청년의 진입도, 기술혁신도, 식량안보도 모두 구호에 그칠 것이다.

- 8장 토지와 농지 제도

진짜 문제는 위기 상황이다.

지정학적 충돌, 기후 재해,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같은 사태는 단순한 가격 인상을 넘어선다.

그런 위기에 대비하려면 일정 수준의 자급 기반이 필요하다.

- 9장 대한민국의 식량안보

문제는 우리가 그런 준비가 거의 안 되어 있다는 점이다.

세부 농업에 대한 정보 수집, 위기 대응, 정책 분석 시스템이 부족하다 못해 사실상 부재하다.

CNN을 통해 세계 식량위기를 '처음' 접하는 나라, 우리는 그런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식량안보에 대한 대비는 분석에서 시작된다.

- 9장 대한민국의 식량안보

유통은 독립변수가 아니다.

생산구조에 종속된 결과 변수일뿐이다.

- 9장 대한민국의 식량안보

한국 농업에는 기술력이 있지만, 시장에 반응하고 가격을 조정하며, 품질을 통제할 수 있는 중심축이 없다.

- 10장 농업은 미래산업

한국 농업이 뒤처진 이유는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 보호에 익숙해진 농업은 시장을 보지 않는다.

모든 사업의 출발점은 '예산'이고, 지원 없이는 시작조차 어렵다.

농정의 언어는 정책보다 보조금에 가깝고, 혁신은 관행 속에 길을 읽는다.

- 10장 농업은 미래산업

한국의 농업 GDP는 2009년 50조 원 수준에서 정체되었고, 충부가가치도 2007년 이후 큰 변화가 없다.

구조 전환이 이미 끝났다는 뜻이다.

- 10장 농업은 미래산업

한국 농업은 '변화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변화지 못한 것'이 되었다.

구조는 고정되었고, 제도는 묵였으며, 인식은 과거에 머물렀다.

그렇게 우리는 산업으로서의 농업을 잃었다.

농업은 아직도 존재하지만, 산업으로서의 기능은 이미 오래전에 퇴화했다.

- 11장 식량의 미래

문제는 '지원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된 것'이 본질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기까지 너무 오래 시간이 걸렸다.

많은 농민들이 더는 시장에서 경쟁하려 하지 않았다.

정부의 보조금과 지원사업을 중심으로 농사 계획을 세우고, 사업공모 일정에 따라 연간 계획이 결정됐다.

청년농조차 농업을 자립적 산업으로 여기지 않았다.

진입의 이유도 지원이고, 지속의 조건도 지원이었다.

농업은 더 이상 '스스로 해나가는 일'이 아니라, '정보가 함께 해줘야 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 11장 식량의 미래


[대한민국 식량의 미래]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마지막에 언급한 농업 혁신의 과제 들 일 것이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내가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농업이 산업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규모화와 접적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정부 주도의 '보호해야 할 전통 산업'으로서 농업이 아니라 글로벌 수요에 기반한 시장 기반의 산업으로서 농업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언급된 다른 과제들 모두 이것을 실행하기 위한 과제이거나 실행되어야 추진할 수 있는 과제다.

남재작 박사의 [대한민국 식량의 미래]는 2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농업의 주변에서 내가 가슴속에 담아 온 말을 모두 담고 있다.

식물공장에서 시작해 농업용 로봇, 수직농장에서 그린바이오소재 생산 등 어찌 보면 농업이라 분류하기 어려운 일을 하며 농업의 주변에 머물며 본 답답함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남재작 박사의 글을 통해 그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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