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 이상임 옮김
2013년에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과 같이 읽었던 책입니다.
2013년에는 [종의 기원]을 읽느라 너무 힘들어서 활자만 읽고 머리에 남은 것이 없는 책이었습니다.
이번에 [생물학 이야기]라는 책을 읽고,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과 함께 한번 더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영국의 동물학자이며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여전히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사실 초판이 발행된 지 40년이 넘은 책입니다.
전반적인 내용은 도킨스의 연구결과에 대한 내용보다는 20세기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신다윈주의 이론을 집대성하여 쉽게 설명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윌리엄 D 해밀턴의 '포괄 적합도', 로버트 트리버즈의 '호혜적 이타주의', 존 메이너드 스미스의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ESS)' 등의 연구결과들이 이 책의 중심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를 통해 신다윈주의 이론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그리고 논리적으로 설명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진화론을 좀 더 일반화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다윈이 주장한 진화론의 자연선택을 기준으로 하여
[ 자연선택의 기본 단위로 가장 적합한 것은 종도 개체군도 개체도 아닌, 유전 물질의 작은 단위(이것을 '유전자'라고 부르면 편리하다)라는 것이다. -94 ]
[자연선택의 단위에는 두 종류가 있고, 이 둘에 대한 논쟁은 없다. 유전자는 '자기 복제자'라는 의미로서의 단위이고, 개체는 '운반자'라는 의미로서의 단위다. -10]
와 같이 정의한 유전자 즉 '자기 복제자'는
[DNA의 진정한 목적은 생존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101]
라는 말과 같이 생존이라는 이기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운반자'
[내가 '생존 기계'라는 말을 쓰는 이유는 '동물'이라고 하면 식물이 제외될 뿐만 아니라 몇몇 사람의 머릿속에서는 인간까지도 제외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318]
로 '생존 기계'를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언급된 것과 같이 이 '생존 기계'의 범주에는 인간도 포함됩니다.
즉 대부분 인간의 수명은 100년을 넘지 못하지만 유전자라는 '자기 복제자'는 인간이라는 '운반자'를 통해 끊임없이 생존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전반적인 내용이 진화생물학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학문적인 책이라기보다 생물들의 행동 양상과 심리를 풀이한 책이라 그렇게 어려운 내용은 없는 것 같은데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책을 두 번 읽으며 느낀 것은 단순하게 책 제목의 '이기적'이라는 단어 때문에 [자기 복제자]인 '유전자'와 [운반자]인 ' 인간'을 동일시하여 '인간'은 '유전자'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로봇 같은 존재 여길 수 있다는 것과 도킨스가 주장한 것은 전혀 다르다는 것입니다.
[ 우리의 뇌는 이기적 유전자에 배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정도로까지 진화했다. -18]
[의식이란, 실행의 결정권을 갖는 생존 기계가 그들의 궁극적 주인인 유전자로부터 해방되는 진화의 정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123]
도킨스의 주장은 [자기 복제자]로서의 '유전자'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운반자]인 '인간'에게 이기적인 본능을 발현시키더라도 우리의 뇌는 이기적 유전자를 배반할 수 있을 정도로 진화되었고, 인간의 정신은 유전자로부터 해방된 진화의 정점에 서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유전자의 이기적인 본능을 벗어나 이타적 행위와 선함,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새로이 등장한 수프는 인간의 문화라는 수프다. -322]
책에는 직접 언급되고 있지 않지만 인간의 정신이 [이기적 유전자]에서 벗어난 가장 큰 증거가 바로 문화의 창조이며 이 문화는 [자기 복제자]인 '유전자'와 같이 [문화복제자(밈, meme) ]인 '밈'을 탄생시켰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후에 남길 수 있는 것은 유전자와 밈 두 가지다. -333]
요즘 다양한 분야에서 진화론 관점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연구들 역시 진화론 관점에서 문화의 진화를 주장한 도킨스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하였습니다.
[ 널리 인정되어 온 학설에 따르면 '대폭발'이 우주를 만들어 낸 직후부터 우주의 여러 별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있는 원소의 유래다. -55 ]
[ 이제부터 이야기할 생명의 기원에 대한 설명은 아무래도 추측에 근거할 수밖에 없다. -57]
그가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을 쓰고 거의 40년의 시간이 지났고 그동안 생물학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발전하여 진화론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증거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언급한 것과 같이 아직도 생명의 기원에 대한 설명은 추측이며 가설인 것도 사실입니다.
어쩌면 인간이 생명의 기원을 밝힌다면 그때는 이미 인간은 인간이 아닌 특별한 존재가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다음은 30년 기념판에 남겨진 몇 가지 인상적인 글을 정리합니다.
[우리가 숙주의 변화는 기생자에게 이익이 되는 적응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숙주의 변화를 기생자 유전자가 확장된 표현형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유전자는 '자신의' 몸 바깥까지 팔을 뼏쳐서 다른 생물체의 표현형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395]
[동물의 행동은, 그 행동을 담당하는 유전자가 그 행동을 하는 동물의 몸 내부에 있거나 없거나에 상관없이 그 행동을 담당하는 유전자의 생존을 극대화하는 경향을 가진다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동물의 행동'에 대해 썼지만 이 정리는 색깔, 크기, 형상 등 어떤 것에나 적용될 수 있다. -410]
[유전자가 인간 행동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견지와 그 영향력이 다른 요인에 의해 무효가 되거나 전혀 반대 양상이 나타나거나 하는 식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견지를 동시에 갖는 것에는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점이다. - 511 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