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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진 May 18. 2022

오랜만에 요가를 했더니,

10년 가까이

매일같이 스트레칭은 꼭 했고,

운동에 열과 성을 다했었는데, 그랬었는데.


최근 1년 넘게 걷기 외엔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스트레칭도 잘 안 해서 몸이 조금 굳은 느낌이다.


왠지 운동 초보자의 느낌이랄까,

몸은 예전보다 뻣뻣하지만 마음은 좀 더 말랑하다.

예전에는 운동을, 요가든 필라테스든 웨이트 트레이닝이든 다 잘하고 싶었고, 무게 욕심도 있었다.

운동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럴 테지만.


당시에는 힘들어도 늦은 시간 퇴근 후 운동하고,

그럼 다음 날 더 먹고,

누군가는 이것이 '득근'이라고 하는데,

나는 종종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보이지 않는 것들을 놓치게 된다.


이제는  전 보다 내 몸에 귀 기울인다.

남들에게 좋은 몸을 보이기 위해 운동하지 않아도 되니 좋고, 내가 건강할 만큼 움직이는 것이 좋다.

그냥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그 움직임을 느끼고, 살아있음에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로움에 감사하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한 것 같다.


지금은 일에 잠시 손을 놓고 있어서 그런지,

나의 움직임에 욕심이 없다.


뻣뻣한 느낌의 근육은   

그 자세를 오래 유지하고,

호흡으로 산소를 공급해주면서 풀어지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있는 나를 본다.

깊은 호흡을 통해 감사를 들이마시고, 내 안의 잡동사니는 내보낸다.

실제로 책 <미래 모델링>에서는 폐가 좋지 않았던 사람이 상상하고 호흡하며 나쁜 기운을 내보내어 폐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내용이 있었다.


요가 자세를 하고서 머릿속을 텅 비워보기도 한다. 



필라테스 스튜디오 운영을 하면서 돈을 좇다가,

내 삶 중에서는 당시 가장 많이 벌었던 시기였지만

몸도 마음도 무너지니 모두 다 내려놓게 되었다.

(부자들이 알면 웃을 테지만, 내가 벌어본 것 중에서는 가장 많이 벌었다는 것!)

돈을 좇으면 정말 돈이 오긴 하더라.

그런데 돈 말고 더 중요한 것들은 놓치게 되더라.


그래서 더 중요한 본질을 채우는 시간을 갖고 있건만, 유혹은 자꾸 나에게 돈을 좇으라는 말을 건네 온다.

이럴 때 명상은 다시 나를, 내 삶에서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우치도록 이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도 다시 중심을 잡고 돌아오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나는 몸을 조금 움직여보고 또 이렇게 글을 쓴다.

나는 아무래도 몸과 마음을 함께 어루만지는 일을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당분간, 나의 온전함에 더 집중해야겠다.

한눈팔지 말고 나의 길을 가야겠다.

돈을 어떻게든 많이 벌고 나면 행복할까?

삶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 한낮 꿈과 같은데,

그 순간순간을 진짜 행복으로 채우지 않고는 나에겐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예전과는 달리, 몸에 좋다는 음식에도 욕심을 덜어낸다.

삼촌이 직접 농사지으신 유기농 쌈채소를 넉넉히 주셨다.

쌈채소는 싱싱할 때 얼른 먹어야 되는데, 내 몸에 필요한 만큼 조금만 먹어도 될 것 같아, 먹을 만큼 남겨두고 오늘 모임에 가서 조금씩 나눠주고 왔다.

쌓아놓고 '저걸 빨리 먹어야 하는데.'가 나에겐 너무 큰 고통이다.

요즘엔 불필요한 뭔가를 덜어내는 것이 신난다. 

나눈 만큼 내일은 조금 더 덜어내서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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