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진 Aug 04. 2022

으른들의 다이어트는 애들 다이어트랑 다르지.



 어린 친구들은 한두 끼 건너뛰면 살이 쏙쏙 빠진다.

더 으른일수록 한 끼 굶으면 큰일 난다고 한다.

(여기서 으른은 우리 세상의 나이대로 따진 어른.)

고등학교 때 내 친구 H는 수영장만 가면, 3일 전부터 굶었다고 했다.

또 한 명은 배가 고프지 않아 그냥 과자 한 봉지 먹고 점심 저녁도 안 먹었다고 했다.

(지금은 이렇게들 못한다.)

그 시절엔 먹지 않아도 기운이 넘친다.


그럼 으른들께서는 어떻게 다이어트를 하면 좋을까?

딱 두 가지로 요약하면, 내면의 공허함을 채우고 머릿속을 비우는 것이다.


 빛에서 태어난 우리는 으른이 될수록,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대부분 빛에서 멀어진다.

아이들은 으른들보다 빛에 가까이 있기 때문에 활기차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어차피 음식이나, 생각이나, 우리 모두를 가장 작은 단위로 쪼개면 다 같은 아원자입자이고 이것들은 마치 빛 알갱이 같다고 한다.

그럼 꼭 음식을 먹어야만 기운이 날까? 생각도 에너지이고 모든 게 다 같은 에너지인데.


으른들은 말씀하신다. 먹은 게 없어서 힘들다고, 잘 먹어야 기운이 나며, 잠을 못 자서 기운이 없다고.

완전 틀린 말은 아니다. 무언가 에너지가 들어와야 기운이 나는 것은 맞는데, 어차피 원재료는 똑같은 빛 알갱이인데, 그걸 왜 꼭 음식이나 수면으로만 채울 수 있냐는 거다.


 그럼, 잘 먹는데도 기운이 없다는 사람들은 왜 그럴까?

상식적으로는 양질의 음식을 충분히 먹으면 몸에서는 기운이 솟아야 하는데 말이다.

 반면, 내 지인 중 한 명은 하루에 4-5시간 자고, 하루에 한두 끼 먹고 주 6일 풀가동해도 건강하다.

제임스 아서레이의 <조화로운 부>에서 저자의 지인은 일에 몰두하면 며칠간은 먹지도 않고 지내는데, 그래도 10년은 젊어 보인다고 한다. 왜 일까? 이들은 평소에도 사랑의 상태에 있고, 일하는 것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평소 감정상태가 고양되어 있다. 이 고양된 감정이란 에너지가 그들에게 생명력을 준다.


사람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인간은 영혼과 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몸에게 주는 밥만 먹고 영혼은 굶주려 있다면 에너지 레벨이 높을 수가 없는 것이다. 내면을 꽉 채워주는 빛이 필요하다. 그 빛이 내면을 채우면, 영혼의 굶주림과 몸의 굶주림을 구분하지 못해 불필요하게 더 먹는 일이 적어진다.

몸이 말하는 소리에만 귀 기울이다 보면 계속 배가 고픈 것 같다. 

영혼의 배고픔을 채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감정이 고조되어 몸에 꼭 필요한 것들만 찾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아직 커피는 빼고..ㅎㅎㅎ)



 다음으로는, 으른이 될수록 머릿속에서 떠다니는 생각들이 많아진다.

아이들 머릿속엔 판단이 없고, 욕심도 음식에 대한 생각들도 적다.

머릿속에서 괜히 뭐가 먹고 싶다고 쓸데없이 떠들어대는 소리들이 없다면, 다이어트를 하기에 얼마나 좋을까?




한 끼는 간단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예전에는 못 느꼈던 여러 가지 생각들로  머리가 너무 복잡했다.

 "저 사람은 아마도 다음엔 저렇게 행동할 거야.", "그런 말을 한 이유가 뭐지?" 너무 쓸데없고 소란스러웠다.

그래서 머릿속을 계속 비워내고 있는데, 마이클 싱어의 <될 일은 된다>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고,

내 생각을 비우면 얼마나 지혜로운 생각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놀라고 감동했다.

머릿속이 불필요한 생각들로 꽉 차 있다면, 불필요한 에너지 레벨의 것들을 계속 끌어당긴다.

그래서 음식도 넘치게 먹게 되고, 쓸데없는 것들에 관심이 많아진다.

비우고 또 비우라는 말을 요즘 무척이나 실감하고 있다.

이것은 겸손이기도 하다.

사랑의 상태로 들어가면 조금씩 시야가 맑아지는 것 같다.

일상에서 보이지 않던 본질들이 보이게 된다.


 얼마 전 친구가 한 말이 인상 깊었다.

시댁에서 밥을 먹는데, 시부모님께서 본인들 드시던 수저로 아이에게 밥을 먹이셨다고 한다.

좋다, 싫다 중에 고르라면 당연히 싫지만, 그 본질은 '이 분들은 나만큼이나 우리 아이를 사랑하신다.'라고 생각하니 싫지 않게 되었다고.

이렇게 우리는 본질을 보고 살아야 한다.

그리고 마음이 뒤틀려 있을 때는, 어떤 행동도 하지 말고 바로 생각을 바꾸어 감정부터 고양시켜야 한다.


내가 몸을 비우면 자연치유력이 내 몸을 회복시킬 것이고,

생각을 비우면 영감이 나를 채운다.


내가 하려고 하지 말고, 그저 비우면 우주가 나를 돕는다.






@제가 다이어트를 계속 주제로 삼는 이유는

그나마 잘한다고 하는 게 이것뿐이라..ㅎㅎ











작가의 이전글 조금씩 더 '내가 되어가는' 증거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