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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진 Aug 07. 2022

정수기 필터를 보셨어요?

가장 재밌는 일



 1급수의 맑은 물을 그대로 마시는 게 가장 좋겠지만,

우리가 사는 곳은 소망대로 청정지역은 아니기에

점점 발전하는 정수 필터들은 열심히 일해서 무척이나 깨끗한 물을 마시게 해 준다.


 우리 또한 내면의 필터들을 지니고 있다.

신기하게도 제각기 다른 필터들을 지니고 있는데, 살펴보면 사람들마다 참 많이도 다르다.

 내 조카는 엄청 좋은 필터를 착장하고 있다.

일단 그 안으로 들어간 것들은 다 맑게 걸러져 나오는데, 모든 것이 다 좋다는 그를 보면 나도 덩달아 좋다.

그런데 가끔 나의 필터는 자세히 보면 여과를 시키기보단 오히려 더 오염시킬 때가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생각의 필터가 오작동할 때는 음식을 먹으면 생각처럼 몸에 독이 된다.

이 때는 유기농 채소도 소용없다. 필터에 문제가 있는 거니까.


 어차피 다른 사람이 가진 필터를 내가 바꿔줄 수는 없는 거고, 청소해주지도 못한다.

나는 내 필터만 청소할 수 있는데,

실은 아예 갈아 끼우는 작업은 그것을 만든 존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는 부단히 청소를 해주고,

갈아 끼우고 싶다면 제조자를 찾아가는 방법이 있다.


 멋진 필터를 장착한 사람이 매력적으로 보인다.

정수기를 구매할 때 외관이 멋들어지다해서 외관만 보고 구매하는 것은 꽤나 답답한 노릇이다.

그런데 필터는 보이지도 않고, 좋은 필터를 고르려면 보는 눈이 필요하다.

어떤 것이 좋은 필터인지 '내가' 공부하고, '내가' 많이 알아야 좋은 필터를 고를 수 있다.


외관이 지저분하다면 필터도 성능이 낮을 확률이 높은 것 같다.

필터는 열심히 갈고닦는데 외관은 지저분하게 놔두기는 힘들고, 안이 깨끗하면 밖은 자연히 따라오는 게 이치이므로.

그래서 나는 외관의 과한 멋냄이 아닌 깔끔함도 정말 좋아 보인다.


이렇게 좋은 정수필터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을 성능이 뛰어난 필터는 맑은 물로 바꿔주니,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에게 필터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은 걸러서 유용한 것을 갖고, 나머지는 도로 배출시킨다. 오염된 물일수록 배출을 많이 시켜주어야 한다. 감정이 그냥 흘러가도록 놓아주고, 멀찍이 떨어져서 지켜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가장 핵심적인 것을 통제할 힘이 있을 때, 나의 다이어트는 곁들여 쉬워진다.



어차피 들어오는 물의 종류를 내가 결정할 수 없고,

물을 오염시키는 이들은 어디에나 있을 것이다.

내 필터를 좋게 만드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고

몰입해서 결과를 만들어내면 가장 신나는 일이지 싶다.


내 필터가 깨끗하게 보여 맑은 물이 쏟아지면,

옆에 있던 다른 필터들도 자연히 스스로 청소를 하고 싶어질 것이다,


지금의 나는 공복에 요가를 하며 필터 청소 중인데,

사람들과 이런 방법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나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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