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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예진
Jul 23. 2023
붉은 노을을 사랑할 줄 아는 친구와
27년째 함께하는 중
효 : 해가 엄청 빨갛네:)
이런 건 사진엔 안 담겨서 아쉽더라.
(
그러면서
열심히 찍는다.
)
효가 찍은 노을. 참 예쁘다:)
나 : 산책하면서 개천에 있는 오리가족 동영상 찍고,
꽃 사진 찍고. 다큐 찍는 거니? ㅎㅎㅎ
효 : 하도 오리를 많이 봐서 그런지 오리고기 못 먹겠더라.
나 : 그렇게도 오리 동영상을 많이 찍더니 오리랑 정들었나 보네~
효 : 그러면서 닭은 먹어 ㅋㅋㅋ
나 : 풉 ㅎㅎㅎㅎㅎ
보정하지 않은 사진들.
효 : 벌레랑 잠자리가 너무 많다.
나 : 기후 온난화 때문에 그런가 봐.
오늘은 미세먼지도 많던데~
(그러면서 상관 안 하고, 한여름에 더운데도 수다 떨며
한강공원을 산책한다.)
친구가 담아준 나.
나 : (더운 날 친구 팔짱 끼다가 붉은 점 같은 걸 발견하고) 너 팔에 이게 뭐야?
효 : 나 이런 뾰루지가 다른 데도 났어.
나 : (예전에 화폐상습진으로 두세 달 고생했던 나)
면역력 떨어져서 그런가? 그러니까 과자 먹지 말고 몸에 좋은 거 먹으라고~~
(
난 네가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나중에도 나랑 계속 놀아줘야 할 거 아냐~ㅎㅎㅎ
건강해야 놀러 다니지~~ (폭풍잔소리. 역시 잔소리도 사랑이 있어야 하는 건가. 그래도 잔소리는 별로다.ㅎㅎㅎ)
공원 산책 후에 더워서 보이는 카페에 들어갔다.
효 : 요즘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ㅠㅠ
벌써 7월이 끝나가.
나 : 우리 매해마다 연말에, 내년에는 어쩌고 저쩌고 하며 얘기했는데 왜 매번 똑같지? ㅋㅋㅋㅋ
(하지만 내적으로는 성장했어!!)
효 : 맞아 맞아.
지난주 금요일에 일찍 퇴근해서 엄마랑 데이트했는데, 엄마가 카레 드시고 싶대서 비 오는 날 우산 쓰고 카레집 찾아가서 먹고 왔어. 엄마가 좋아하시더라.
나 : 정말 (나보다) 착하고 좋은 딸이야.
효 : 나 요새 퇴근하고 나서 매일 한강 뛰고 영어공부 하잖아. 그런데 어제는 몸이 안 좋아서 그냥 누웠는데 마음이 뭔가 불편하더라.
나 : 내 친구이지만 참 대단해!! 그리고 하루쯤은 쉬어도 정말 괜찮아.
오랜 시간 함께 했지만. 네가 누군가를 험담한 걸 들어본 적이 없고, 무언가를 불평한 적도 거의 없었어.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 동물을 좋아하고 귀여워하는 너의 마음이 난 좋아.
맑은 마음 안에 자리 잡을 수 있는 예쁜 마음들이 많이 보여.
붉게 저물어가는 노을을 보고 예쁘다며,
어떻게라도 사진에 담아보려는 게 너의 수많은 매력 중에 하나지:)
매일같이 운동하고 공부할 수 있는 너의 생기 또한
세상에
좋아하는 것들이 많고,
늘 편안한 마음에 스며드는
힘이라고 생각해.
다음 달에도 만나서 건강한 같이 음식 먹고,
편하게 무엇이든 이야기할 수 있는 데이트 하자.
지난 27년간 고마웠고, 앞으로도 잘 부탁해♡
하뚜 하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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