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당시에도 신기하리만큼 내면이 맑은 사람들이 좋았던 것을 보면, 어린 나는 안을 보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려고 한다.
내가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것도, 그 후 필라테스 강사가 된 것도 어찌 보면 같은 맥락이었다.
필라테스 강사가 되고 난 후에는 늘 운동할 수 있고,
보이는 직업이니 내 외모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한두 달에 한 번씩 운동복을 구매하면서 보이는 직업이니 괜찮다고, 운동복은 매일 입는 거니까라며합리화했다.
하지만 깊은 곳에서는 '이런 식은 아닌 것 같아.'라는 분명한 느낌이 있었다.
예쁜 운동복은 반복되는 현혹이었고, 그런 외적인 것들에 눈을 돌리는 동안 나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주변을 챙겨야 하는 시간은 좀먹고 있었다.
당시 신생 북튜버들이 '부자가 되는 법'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는 영상들이 인기가 많아지고 있었는데, 나도 그런 영상들을 들으며 뭔가 세상에 대해 배운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것 또한 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밖을 계속 보도록 만들었다. 세상의 지식은 결코 내 안을 보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지혜와 지식은 엄연히 다르다.
내적 돌봄이 없는 시간들이 쌓여가며, 결국 일을 할 몸과 마음의 힘이 고갈되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가 어떤 책을 알게 되었는데, 그 책에서는 가장 먼저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존재)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고(소명), 그것을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물질)를 알게 된다고 했다.
처음엔 지식으로만 다가왔던 이 말을 이제는 조금 이해한다. 그리고 내가 무언가를 꼭 해야 한다면 그에 꼭 필요한 것들은 주어진다는 것도.
명상은 어찌 보면 나의 육체적 오감을 닫는 것이다.
육의 눈을 감고 내면을 바라보며, 귀를 닫고 영감을 듣는 것이다. 입을 닫아 말을 중단하고, 음식이 들어오는 것을 잠시 멈추는 것이다. 후각과 촉각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으며 어떤 상황에도 신의 소리를 듣겠다는 의지다.
참으로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을 찾고 따르겠다는 결심이고 행동이다.
지인분 중에, 외모가 푸근하시고 마음이 너그러운 분이 계시다. 비록 세련되고, 현대인들이 일컫는 미인은 아니지만 같이 있으면 편안하다.
부부생활 30여 년 동안 남편분과 싸운 적이 없다고 하신다. (그럴 수도 있구나!!!)
어느 순간부터는 그분의 푸근한 외모는 보이지 않고, 아름다운 내면은 계속해서 새로이 드러난다.
가수 '션'님을 좋아한다.
아름다운 사람, 멋진 남편, 존경스러운 인생선배인 것 같다.
나의 회원님 중 한 분은 워킹맘으로 바쁜 생활을 하고 계시다.
대학강의부터 여기저기 강의에다, 번역에 책도 만드시고 몇 가지 일을 하신다. 이 분은 5년째 나와 운동하고 계시지만 늘 검소하신 모습이다. 신경 쓸 중요한 일들이 많기에 예쁜 운동복에 신경 쓰실 시간이 없다.
타인을 조용히 도와주시고 그 이야기는 하지 않으신다.
도움을 직접 받은 사람을 통해 전달되는 이야기는 감동적이었다. 도움을 준 것을 자랑하는 마음은 밖을 보는 행동이다. 내가 진심으로 도움을 주고 싶은 것이면 굳이 알릴 필요가 없다.
예전에 알고 지내던 동생이 있었다.
맑고 밝은 소녀 같은 동생이었는데, 나는 그 동생에게
늘 예쁘다고 했다.
한 번은 그 친구가 세상에 자기보다 예쁜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본인이 못생긴 건 아니지만 자꾸 예쁘다고 하는 말들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놀리는 것 같다고.
그녀의 말은 진심 200%였다.
귀여우면서도 맑은 외모의 동생이 더 예뻐 보였던 건,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맑고 깨끗한 모습을 느끼며 그들도 모르게 끌렸던 것 같다.
아마 그녀가 외모만 예뻤다면 그런 말을 계속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한 해가 부쩍 빨리 지나가고, 세월도 그렇다.
예전에는 못 보던 것들을 마음의 눈으로 보는 것은 재밌기도 하다.
밖은 안과는 비슷할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으며, 나는 그것들조차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보이는 것 이면에 더 큰 것들이 있다고 믿는다.
이면에 있는 많은 아름다움들을 발견하는것은 삶의에너지를 높이는 일이다.
내가 잠깐 기도한다고 했더니 옆에 있던 조카가 자기도 명상한다고 ㅎㅎㅎㅎㅎ 어디서 배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