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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진 Feb 15. 2022

상업영화 보면 스트레스받아요.

싸우는 영화 못 봅니다.


 나는 영화를 좋아한 적이 없다. 20대 초반에는 남자 친구들이랑 데이트할 때나 가끔 봤고, 당시에는 내 취향이 있다는 걸 몰랐다. 20대 중후반쯤 되어서 나는 싸우는 장면이나, 자극적인 장면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장면들을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내가 재밌게 봤다고 기억나는 영화는 거의 없지만,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타샤 튜터> 할머니 영화,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 세 개 정도 꼽을 수 있겠다.

 싸우고 피 흘리는 장면은 눈 감고 있는데, 귓전에서 울리는 음악소리 나 영화 소리는 왜 이렇게 크고 어지러운지 모르겠다.


 이런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 때와 중학교 때는 많이 싸웠다.(웃프다.) 누가 나를 건드리는 꼴을 못 봤다.

생각해보면 참 지혜롭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랬던 내가 어떻게 바뀌었냐고?


 대학교 때까지만 해도 정말 교만했다. 모든 것에서 내가 최고여야 한다고 생각했던 내게, 제임스 알렌의 원인과 결과의 법칙에 준하는 일이 벌어졌다.

1년 다니고 적성에 맞지 않아 대학을 자퇴한 후 1년을 공부하고 다시 들어간 대학 3학년을 앞두고, 다시 또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며 우울감에 빠져들었다. 마음이 너무나 힘들어서 매일 같이, 하루에도 몇 번씩 절실하게 기도했었는데, 내 생애 가장 간절히 기도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이때가 나의 교만이 제대로 한 꺼풀 벗겨지는 시기였다. 이 시기를 통해 내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매우 세상적인 것들을 쫓다가 아름다운 것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상업영화가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십 때 초반에는 그렇게 나이트클럽을 좋아하던 제가 그냥 이제는 교요한 것이 좋아요.) 단지, 바라보는 대상을 바꿨을 뿐이다.

 이때부터 나는 예쁜 마음을 달라고 신께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십여 년이 지난 지금에야 그 작업을 제대로(?) 이어서 하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 나의 후회되는 행동들과 비슷한 에너지를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일까, 사람들은 싸움구경, 불구경이 재밌다던데 나는 길가다 싸움이 나면 내가 말릴 수 있는 상황이 아나면 경찰을 부르거나 다른 사람들이 말리고 있는 상황이면 그냥 지나친다.

 나에게 좋은 음식을 주어 내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듯, 내 영혼에도 아름다운 것들만 넣어 주어 맑은 영혼으로 살아가야 할 책임이 있다.

 (자극적인 장면을 보아도 그것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풀린다거나,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에겐 그 영화가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과식하는 먹방은 본 적이 없다. 세상 반대편에서는 굶어 죽어 가는 사람들이 많는데 먹고 또 먹고 꾸역꾸역 먹는 먹방은 안 본다.

누군가 먹방을 보면서 대리 만족을 한다고 했는데,

그 먹는 장면과 음식이 나의 잠재의식 속에 소리 없이 스며든다.

머지않아 먹방에서 봤던 음식이 먹고 싶어 진다.

(하지만 좋은 곳에서 고급스러운 음식을 적당히 즐기는 건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나는 남의 이야기를 쉽게 했다. 이젠 다른 사람의 좋지 않은 이야기를 가끔이라도 하게 되면 그렇게 기분이 좋지 않다.

가끔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하게 되면, 그 사람이 행복하게 더 잘되는 상상을 하려고 한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하고, 문제없는 사람이 없다.

문제가 있는 게 당연한 것이라는 것을 이제 알았다.

어린 아기가 걸음마를 배우는 과정에서 제대로 못 걷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할 뿐, 문제가 있는 것은 반복해서 문제만 보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다만 우리는 성장하는 길에 있어야 한다. 성장 속도가 다를 뿐이다.)


 내가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내면이 확실히 변한다.

내면이 변화하면 감정이 바뀐다.

감정상태로 우리는 양자장과 소통한다.

(이게 정말 중요한 포인트인데, 다음 기회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


 하루라는 상자 안에 여러 가지 상태가 들어 있다.

미움, 사랑, 이해, 용서, 화, 분노, 비판, 너그러움 등등.. 우리가 원하는 카드를 어떤 것이라도 뽑을 수가 있다면 어떤 것을 뽑을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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