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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진 Feb 15. 2022

마음을 비우는 것과 음식절제가 맞닿아 있는 거네.



 예전엔 내가 먹고 싶은 게 있으면 그걸 꼭 먹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어릴 때는 친구들이랑 만나서도 보통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먹는 편이었다.

친구들은 학창 시절 자기주장이 강했던 나에게

선택권을 맡겼다.

동생이랑 20대 시절 서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갔었는데, 거의 한 달 가까이 유럽에 있으면서 매일 같이 젤라토를 사 먹었다.



 단식을 하고 싶지만 먹고 싶은 게 많았다.

다이어트는 하고 싶어서 배가 아주 많이 고플 때까지 참았다가 한꺼번에 몰아먹었다.

1일 1식이 좋다고 해서 한 끼에 두 끼 분량을 몰아먹으면서, 불규칙적인 식생활을 했다.

아점만 먹고 커피는 마셔서 잠은 깼는데, 저녁은 디톡스 해야지 하며 스킵하고, 배고파서 새벽 3시에 잠이 깨서 새벽 4시에 밥을 먹기도 했다.

 채소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운동하면서 탄수화물은 제한해야 한다는 잘못된 지식으로 많은 양의 채소와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고, 결국 단당류를 더 먹었다. 단 음료, 빵, 초콜릿 등등...


 생각해보면 이렇게 잘못된 식단들은 내 몸이 지금 당장 좋아져야 한다는 '욕심'때문이었다.

1일 1식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잘하는 분들에겐 좋은 거지만 나한테는 무리한 선택들이었다는 것이다.


 지금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들이나 문제도 당장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의 불만족스러운 부분들도 지금 당장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타인을 볼 때 왜 저럴까라는 생각도 종종 했다.


 삶이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처절하게 받아들이고,

나와 타인 역시 문제들을 안고 있는 불완전한 존재들이라는 것을 깨닫고 받아들이고 난 후, 배고픔이 괜찮다.

신기하다. '배가 고플 수도 있는 거지 꼭 먹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은 통한다.

 새벽에 배 고파서 깰 수도 있고, 다시 자면 된다.

내 좁은 생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모든 걸 이해할 수도 없거니와) 많은 것들이, 다 그럴 수도 있는 것들이었다.


 나 조차도 스스로를 이해 못 하고 통제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은데 내가 누굴 다 이해하겠는가.

그냥 그렇구나, 그럴 수도 있구나라고

큰일이 아니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게 되니(예전보다는!)

마음이 정말 편해진다.


 오늘은 저녁에 abc 주스만 마셨다.

움직이질 않아서 배가 안 고팠는데, 점점 배가 고픈 것 같다.

근데 오늘은 뭔가 괜찮고 좋다.

요즘은 잠도 푹 자는데, 가끔 새벽에 깨면 유튜브로 책 읽어주는 영상을 듣다가 어느샌가 다시 잠이 든다.

예전에 생채식하시는 분의 유튜브 영상을 봤는데

생채식을 하면 하루에 5시간 정도만 수면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재테크 여왕 김유라 작가님은 블로그 글에 스트레스가 적으면 잠을 적게 자도 괜찮다고 했다.

과식으로 인한 육체적 스트레스, 육식으로 인한 몸의 스트레스(동물이 죽을 때 느끼는 공포와 분노 때문), 그리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과도한 수면시간을 일으킬 수도 있는 것이다.


 속이 좀 비어있는 상태에서는 호흡이 편안하고 깊어진다. 덩달아 마음도 평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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