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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진 Feb 11. 2022

인스타용 매력적인 인물 사진 찍기 심오한 기술



 타인의 인스타그램을 볼 때 예쁜 척에다 셀카만 많은 인스타그램은 크게 매력적이지 않은 듯하다.

나도 한참 인스타그램을 할 때는 찍어줄 사람이 없어서 셀카를 많이 찍었는데, 그래서 인기가 없었나 봄. ㅎㅎ

그 이유를 무지하게 어려운 책을 읽다가 발견했다. (책이 너무 어려워서 실은 제대로 못 읽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라는 특징을 지닌다.

인간은 어떤 대의명분이나 타인에게 자신을 내주고 자신을 잊어버릴수록 보다 더 인간적인 존재가 된다.

또한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것이다 다른 사람 안에 흡수되고 심취해 들어갈수록 참으로 더욱더 그 자신이 되어간다. 예를 들어 놀이에 열중하여 자신을 잊어버린 어린아이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이때가 바로 스냅사진을 찍어야 할 순간이다. 그러나 아이가 자기 모습을 찍는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면, 자연스런 우아함 대신 부자연스런 자아의식을 드러내면서 아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버린다. 사진을 찍을 때 왜 대부분의 사람들이 판에 박힌 얼굴 표정을 짓는가? 이런 표정을 짓는 이유는 나중에 그 사진을 볼 사람이 갖게 될 자신에 대한 인상에 관심을 집중하기 때문이다. 바로 그 관심이 그들을 그처럼 추하게 만든다. 자신을 의식하지 않고 사진사도 나중의 구경꾼도 의식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아름다울 것이다.>

                                                                                    -빅터 프랭클의 '무의식의 신' 중에서



그래서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이 사진으로 찍힐 때, 괜히 자연스러운 척을 하는 것은 본능적인 감이 작용했나 보다. 



 책의  더 보탤 수 없는 너무 완벽한 설명에 감탄하면서, 한 가지 느낀 점은 어떤 일을 하든 간에 타인을 의식하기보다는 일 자체(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아름답다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보일까, 남들은 어떻게 나를 바라볼까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몰입하는 상태.

순수한 어린아이일수록 남들의 시선보다는 상대방과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한다.


대화 중에 타인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어떤 말을 해줄까 고민했다. 실제로 예전엔 내가 무슨 말을 해줘야 할 것 같고, 도움이 되어야 할 것 같았다. (이것은 결굴 본질에 집중하지 않고, 나의 모습이 비춰지는 것에 더 집중하는 꼴이다.) 그래서 결국 사람들은 쓸모없는 조언들을 늘어놓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그저 듣고, 그 순간 함께하는 것'인데 어떤 멋진 말로 내 의견을 이야기할까 생각했던 것 같다. 


 요즘에는 잘 보일 사람도 없지만, 그냥 내가 스스로의 외모를 잘 가꾸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자신을 꾸미는 것은 진정 내가 주인이 아닌 것이다. 누군가가 없으면 나를 가꿀 필요가 없어진다. 그러나 진정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의하고, 그 정의 중에서 나는 깔끔하고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정의 내리고 진실로 그것을 믿는다면 그대로 행동하게 된다. 그것이 진정 내가 나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또한 사진을 찍히면서 사진에 의식한다는 것은 실제보다 더 잘 보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심리가 숨어있다.

예전엔 누군가가 나를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진 찍는 게 싫었다. (지금도 그리 좋진 않지만, 예전엔 남자 친구들이 내 사진을 막 찍어주면 하나하나 다 검열해서 결국 남는 사진이 별로 없었던 적도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나의 외적인 부분이 사진에 그대로 드러날까 봐, 혹은 사진이 못 나와서 누군가 그걸 볼까 봐 의식하는 마음이었다.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면 누군가 나를 순간적으로 촬영한다고 해도 그렇게 싫지는 않았을 텐데라고 말하지만 아직도 이 부분은 솔직히 자신이 없다.



 결국 매력적인 사진이 나오려면 인물이 출중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내가 내 스스로를 완전히 허용하여 스냅사진을 막 찍혀도 어느 정도 괜찮을 만큼의 자아존중감이 확립되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남들이 뭐라고 해도 나는 내가 괜찮아라고 일관되게 생각하며 행동하는 사람은 실제로 정말 괜찮아 보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멋있어 보이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그 사람은 진정 자신 안에 있는 반짝이는 보물을 발견한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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