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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현 Jul 10. 2015

한 번 더 이별, 이별의 온도

The emotional story of songs

https://www.youtube.com/watch?v=GLN8f1iDNqc

한 번 더 이별

그 곳에 마지막 니가 남아 있었다. 


다 지웠다고 생각했는데 메신저의 받은 파일 폴더에 남아 있는 너의 환한 웃음을 보고 말았다. 그 날 아침, 나는 우연히 너의 이름을 들었다. 이름을 들은 순간 심장이 철렁이며 이별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날 저녁, 나는 우연히 너의 얼굴을 보았다. 내가 좋아했던, 그토록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던 환한 미소가 내 눈을 통해 들어와 심장과 머리를 강타했다. 하루에만 두 번의 이별을 더 했다. 이름을 들었을 때는 애써 부정하며 눈물 흘렸고, 얼굴을 봤을 때는 힘겹게 Delete 키를 눌렀다.


몇 번의 이별을 더 해야 너와의 기억을 완전히 지울 수 있을까. 지우지 못한다는 것 쯤은 알고 있다. 최소한 기억이 떠올랐을 때 움찔하지 않기만 해도 살 만 할 것 같다. 첫 이별의 그 순간 이후 나는 도대체 몇 번의 이별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녀는 기억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아이였다. 안타깝게도 그럴 수 있을 만한 기억이 아니었다. 나쁜 기억에 끊임 없이 괴롭힘 당하며 그럴 때마다 무너지곤 했다. 그런 너의 마음을 이제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이별 후에 배우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러 번의 추가적인 이별을 겪고 나니 너의 행동과 생각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그 이별을 난 한 번 더 오늘 할게요


https://www.youtube.com/watch?v=blbL2lNO3Rc

이별의 온도

너의 온도와 나의 온도는 다를 것이다. 높아진 열이 내려가는 시간이 사람마다 다르듯이 이별을 이겨내는 시간 역시 모두 다를다. 가끔은 너의 온도가 궁금해. 얼마나 빠르게 정상 체온을 찾아가고 있는지 궁금해. 나랑 비슷할까, 아니면 이미 다 내려갔을까.

그 하루에 끝나는 게 아니란 걸 
이별이란 게 넌 어때 모진 사람아

이제는 조금 지친다. 몇 번의 이별을 더 하게 될지, 얼마나 이 고열에 더 시달려야 할지 모르겠다. 점차 나아지는 것 같은데, 완치가 될 수는 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더 이전에 겪었던 이별은 진작 다 끝난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너를 통해 끝났던 것 같다. 이번엔 그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이, 온전히 혼자 만의 시간을 통해 이겨내고 싶다. 이 글을 쓰는 순간 나는 또 한 번 더 이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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