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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d job 조은 Nov 01. 2021

내가 좋아하는 공부에 대해 생각하기

진짜 욕망은 뜨겁지 않아요. 그냥 합니다




욕망



이렇게 마음이 들끓는 단어들을 마주하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불타오른다.


그래서 욕망은 마치 불인가 싶지만, 요즘의 나는 욕망은 물과 같다라고 생각한다.


진짜 욕망하는 사람은 욕망이라는 단어를 써서 문장을 만들지 않고,

진짜 나한테 자신 있는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자신감 있는지를 말로 표현하지 않고,

진짜 열정적인 사람은 열정을 내세우며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행동하고, 그냥 잘 되게 만든다.



그냥 괜-히 물 사진



그러니까,

욕망이라는 존재는 내 삶에서 무언가를 화르륵 불태우는 불이 아니라 그냥 나를 잔잔하게 흐르게 만드는 물 같은 거라고 정의내려본다


그리고 나에게 가장 강한 욕망의 대상이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하다 찬찬히 아래와 같이 글을 적어내려가 본다.






#공부




첫 장기휴가를 사용하고 여행을 왔다.

첫 여행지는 단양


단양팔경이라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곳인데 도착해서, 그리고 눈 감을 때까지 한 일은 공부였다.




짜식, 멋지게 중간고사 과제도 모두 제출하고,


그런데 나에게 놀란 것은

하나도 불평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자연 속에서 공부하니 참- 좋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이 잘 써지면 괜시리 웃음이 나 변태처럼 피식 피식 웃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서 공부는 참 중요했다.

그냥 슥 봤거나 잠깐 해봤을 뿐인데도 맘에 드는 것이 생기면 꼭 공부를 해야만 직성이 풀렸다. 공부는 내게 좋아하는 것을 사랑하게 해주는 매개였다.


이번 여행에서 여행지에서 모든 걸 상황에 맡기자고 했지만, 딱 하나는 꼭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게 있다.


바로 ‘질문하기’

혼자서 꼭 하루에 하나씩은 나에게 질문하고, 여행지에서 만나는 남에게 질문해보자ㅡ가 유일한 원칙이었다.


여러 질문이 맴돌았지만, 나는 결국 첫 날 나에게 하는 질문을 하나 선택했다.



은아 너는 왜 공부하니?


질문을 했던 밤 여행지에거 제출한 중간과제 제출


확실한 건 나에게 있어 공부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 좋은 곳에 진학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 있어 공부는 목차나 표지만 보고 마음에 드는 책을 집어가서 끝까지 읽어보고 밑줄도 쳐보고 책 끝도 접어보고 여행지까지 가져가보는 행위같은 거였다.

적당히 알고 판단하지 않고 끝까지 알아보고 싶은 관심, 계속해서 마음 속에서 놓지 않고 생각하려는 의지, 내가 선택한 것을 계속 괜찮은 방향으로 만들어가고 싶은 애정 그런 거?


그렇기에 내가 원하는 것을 건강한 방법으로 가질 수 있게 하는 게 공부였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그 사람이 이루고 싶은 행복과 이상에 관심을 가지는 게 공부였다.



갑자기 소란-너를 공부해 땡기니까 여러분도 이 노래 갑자기 들으면서 이 글을 쭉 따라오시길







중간과제를 제출하고 별안간 아침에는 여유가 생겨

게스트하우스 루프탑에 앉아 기록의 쓸모를 읽었다.



책 첫장에 책을 읽을 때의 날짜와 읽는 이유를 짧게 기록하는 습관이 있는데

첫 장을 펴니까 9월의 내가 남긴 기록이 있었다


짜식, 많이 뜨거웠네ㅡ하고

11월의 내가 코멘트를 남겼다.


물론 나는 아직도 욕망이 많다.

욕심이나 욕망을 내려놓지는 못할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공부할 것 같다.


계속해서,




——————




나를 많이, 오래 좋아해줬던 사람에게 오글거리지만 이런 질문을 했던 적이 있다.

만나는 사이일 때는 오글거리는 건 둘다 원체 좋아하지 않아서 이후레 조심스레 물어봤던 질문에 대한 답이 아직도 생각난다



내 어떤 점이 매력있어서 만났어?



“갖고 싶은 건 무조건 가져야 겠다는 그 욕망의 눈빛? 그런데 그렇게 이루고나서 자기가 좋아서 웃을 때 뭔가 웃음이 달랐어‘


그 말이 오래도록 머리 속을 맴돌았다.

내가 그런 점이 있는지 몰랐었는데 나보다 나를 많이 알아준 사람이었던 거 같기도 하고, 덕분에 나도 그런 나의 모습을 알게 됐다.


뭐가 좋았냐는데 -예쁜 것도 아니고, 똑똑한 것도 아니고 뭐 그런 게 다 있어?-라고 생각하지 않을 나이에 이런 답변을 들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욕망을 긍정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을 때 이런 답을 만난 것도 인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거,, 어쩐지 고수된 것 같은데 하수같은 느낌이네;


갑자기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이제서야 절절해져서는 아니다.

너는 내 인생에서 욕망이라는 것을 긍정하게 되는 순간에 마킹을 해주려고 왔구나

이제 너는 내 인생에서 할 일을 다 했으니 참 고맙다- 이제 떠나거라-같은 마음이다.


오래 많이 서로 좋아했던 사람이 나를 좋아했던 이유를 내가 이제는 사랑하게 되었다니?

어쩐지 성장한 기분이다.



아마 이제 누가 ‘넌 욕망덩어리야!’ 해도 속으로 녀석.. 니가 뭘 알아 니가 아는 것보다 난 더 욕망덩어리라구! 할 내가 훤히 보인다.







나는 이제 나의 내일이 계속 기대된다.

내 욕망을 욕망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내 관심에 스스로 답하기 위해 부지런히 공부하겠지

이 소재로 글을 쓴다는 게 ‘몸은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걸까?’같은 주제라 생각한다. 솔직히 이유를 어떻게 알겠는가?


오늘도 그냥 한다.

나도 지금은 이유는 모르지만 하다보면 이유가 ‘hey~ <3’라고 말 걸어오겠지




일단 너 기다린다 hey~




앞으로 나는 무엇을 욕망하는가?의 질문은 나에게 유효하지 않을 것 같다

내가 공부하는 건 뭐지?가 곧 그 답이 될테니까.

예를 들면, 유독 재밌게 참여하는 수업, 일을 잘하고 싶어서 들여다보는 커뮤니티, 식단 관리하겠다고 보는 유튜브 레시피 모음집 같은


그냥 왜 공부하니? 정도만 묻고 ‘그래 잘하고 있어’하고 흐뭇하고 웃고 말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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