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는 프랑스 아이인가, 한국 아이인가? (1)

by 이주리

아이가 태어나고부터 2년 가까이는 남편과 말도 못할 정도로 징하게 싸웠어요. 아이 키우면서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 차이를 뼛속깊이 실감했고, 도저히 해결점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아이 태어나기 전에 문화차이라고 하면 고작 남편은 빵 좋아하고 저는 밥 좋아한다, 그런 사소한 장난같은 수준이잖아요. 그러면 식탁에 빵도 놓고, 밥도 놓고, 각자 먹고 싶은거 먹으면 되니 싸울 일은 아니에요.


그런데 아이 태어나고부터는 쓰나미같은 문화차이가 밀려오더군요. 한국과 프랑스 양육방식은 달라도 너무 달랐어요.


첫째, 안아주는 문제. 한국은 아기(특히 신생아)를 엄마 가까이에 두잖아요. 부엌이나 거실 주변에 두었다가 울면 바로 달려가서 "에구구.. 우리 아가? 왜울어?" 하면서 품에 안고 토닥토닥 해주잖아요. 애가 울면 안아주고, 업어주고, 엉덩이 토닥토닥 해주면서 자장가도 불러서 재우고 하잖아요. 프랑스에서는 못 안아주게 해요. 남편도, 시어머니도 갓 태어난 아기를 보러 와서 저한테 강력하게 얘기하시더군요. "아기는 아기침대에 혼자 눕혀놓고 애 울면 5분, 10분 기다렸다가 가서 들여다봐라. 가서도 바로 안지 말고 그냥 말로 아가야, 괜찮아, 이렇게 말로 토닥여라. 애도 혼자서 울음을 그치는 법을 배워야 된다"


그게 말이 되나요? 태어난지 일주일된 아기가 아직 뒤집지도 못하는데 숨이라도 막힌거면 어떡하죠?.. 내가 이 아이 엄마이고 바로 옆에 있는데, 왜 마음대로 안지도 못하고, 애 우는 소리(신생아는 숨 넘어갈 정도로 다급히 울잖아요)를 5분동안 억지로 견뎌야 하는지... 남편은 아이 방문 앞에 막고 서서 시계를 보고 5분을 카운트다운하고 있더라고요.


내가 낳은 내 아이를 왜 내 마음대로 안아줄 수 없는지 매번 피터지게 싸웠습니다. 결론은 낮에 제가 볼때는 제가 안아주고 싶은만큼 안아주었고, 밤에는 남편 눈치를 살피면서 조심조심 안아주었습니다.


둘째, 모유수유 여부. 모유수유가 애한테 좋다하니 여건이 되면 저는 최대한 모유수유를 하고 싶었고, 마침 젖이 충분했던 편이라 엄청 다행스러웠습니다. 좀 고생스럽긴 했어요. 밤에도 젖을 물려야 하고, 애는 저하고 항상 붙어있어야 하고. 그렇지만 제 젖만 먹고도 아기가 포동포동 살이 오르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감격스럽기도 했어요. 아기가 젖을 오물오물 빠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고, 젖먹이는 순간은 저하고 아기 둘만이 할 수 있는 애틋한 순간이었어서 정말 좋았어요. 그런데 남편은 제가 모유수유에 집착해서 아이가 엄마에게 집착한다며, 어떻게든 분유를 먹이고 싶어했어요. 하지만 아이가 분유를 거부하고 젖만 찾고, 그렇게 완모를 하게 되었지요. 남편은 내내 못마땅해 했어요. (아주 한참 지나고 나중에는 모유 먹인 걸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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