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한국에 이런 뉴스가 있는데 들어봐봐. "
잠이 덜 깬 아침, 커피 한잔 하는 참이다. 아침을 좀 조용하게 시작하면 좋겠는데 우리 아내는 아침부터 부산스럽다.
"무슨 뉴스인데?"
"한국 여자아이가 30 몇년전에 미국인 가정으로 입양이 됐어. 두살때 시장에서 엄마를 잃어버렸는데 그 길로 고아원으로 보내졌다가 입양이 됐어. 얼마전에 네덜란드 남자랑 결혼해서 애도 둘 낳고 살고. 근데 애엄마가 되고 나니까 자기 친엄마가 너무 찾고 싶은거야. 그래서 인터넷에 유전자 검색 사이트에 자기 DNA를 올렸는데 거기서 미국에서 유학생 중에 자기 DNA랑 일치하는 사람을 찾았어. 알고보니 자기 사촌뻘 되는거야. 지금 친아버지는 80대인데, 유추해보면 자기 태어날때 아버지는 40대 후반이었고 이미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 혼외자를 낳은거야. 그래서 친엄마는 미혼모로 애 키우다가 고아원에 맡겨진거지. 이 사람은 친어머니를 너무 찾고 싶은데 찾을 방법이 없대."
참으로 신기하다. 어떻게 아침부터 이 여자는 어마어마하게 방대한 내용을 쪼잘거릴 수 있는지... 중간중간에 애들이 방해해서 이야기가 끊겼다가 이어지다가 해서 몇번을 되묻고 겨우 이해를 했다.
"근데 그 친엄마는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선택을 했을까? 미혼모가 혼외자를 키우는게 쉬운일이 아니잖아."
여기까진 좋았다.
"자기도 혹시 혼외자 있는 거 아니야? 잘 생각해봐! 옛날에 혹시 어디 씨 뿌리고 다닌거 아니야? 나도 모르는데 당신 애가 어디서 크고 있으면 어떡해?"
아내 언성이 높아진다. 아닌 밤중에 왠 홍두깨. 갑자기 나한테 불똥이 튄다.
"무슨 소리야? 나는 자식이라고는 자기하고 낳은 우리 딸 둘밖에 없다고!"
"그건 모르는거야."
"....."
아침부터 공격이 들어온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길래 어젯밤에 애들 재워놓고 아내가 눈벌개지면서 인터넷으로 쓰잘데기없는 뉴스 보고 있을 때 말렸어야 했는데.
"친엄마는 얼마나 힘들었겠어? 미혼모로 지내려면 사회적 편견이 너무 심하니깐 어쩔 수 없어 그런 선택을 했겠지... 나는 그런 상황이면 어땠을까?"
아내는 작은 일에도 지나치게 몰입을 잘한다.
"나는 자기가 미혼모였어도 받아들일거야."
"뭐?"
아내 눈이 동그레졌다.
"뭐? 다시 말해봐. 내가 애딸린 미혼모였어도 결혼했을 거라는 말이야?"
"어, 애가 있어도 결혼했을거야."
"그 애도 데리고 같이 살거야?"
"그럼 당연하지. 프랑스에는 그런 사람 많아. 나도 옛날에 우리 엄마 남자친구랑 몇년 살았잖아."
아내는 이내 충격받은 얼굴로 눈이 동그래지더니 말이 없다. 아내가 충격받는 포인트를 갈피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럼 너는 내가 애가 있었으면 나 사랑 안할거야? 나랑 결혼 안할거야?"
아내는 대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