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혼자 재울건지, 같이 끼고 잘건지 여부. 태어난지 3일된 아기를 집에 데려왔는데, 남편이 아기방에 아기침대에 아기를 혼자 눕혀서 재우자 하더군요. 이 작은 아이를 혼자 덩그러니 재우는게 상상이 안 되었습니다. 너무 안쓰러우니 일주일 후에 시도하자고 했는데, 일주일 후에도 아이가 앙앙 울어 실패. 한달 후를 기약했으나 또 실패. 제가 백일까지만 내 옆에 재우게 해달라고 간청하여 남편이 크게 양보했는데 백일후에도 실패. 8개월 정도 지나고도 제 옆에 끼고 재우고 있었는데, 남편이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수면교육을 제대로 시키겠다며 아기방에 있는 아기침대에 아기를 혼자 집어넣고 방문을 쾅 닫아 버렸습니다. 제가 못가게 막고 서 있기까지 했습니다. 워낙 예민했던 아기인데다, 혼자서 깜깜한 방안에 갇혀있으니 얼마나 서러울까요? 5분을 울고, 10분을 울고, 30분을 울고, 초보엄마인 저는 아기가 걱정이 되서 얼른 들어가보고 싶은데, 남편은 "지금 들어가면 지금까지 한게 모두 허사가 돼! 견뎌내야 돼! 못 들어가!"하고 호통을 치며 문앞을 지킵니다. 내 아이가 저렇게 흐느끼며 우는데 들어가 보지를 못하니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더라고요. 아이를 안게 해달라고 남편에게 울면서 애원했지만 남편도 어찌나 독한지 절대 안된다며 밤새 문앞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렇게 1시간, 2시간 지나가는데 아기가 하도 울다가 목이 쉬었는지, 울음소리가 그쳤다, 이어졌다 하더라고요. 아이는 아이방에서 그렇게 밤새 울고, 저는 저대로 거실에서 밤새 울었지요. 속으로 남편을 얼마나 원망했는지 몰라요. 왜 나는 저따위 인간의 아이를 낳았나.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아... 어느새 어스름한 새벽이 오더군요. 새벽 5시쯤 된것 같아요. 어느순간부터 아무 소리가 안나는 거에요. 남편이 그제서야 "자 이제 수면교육이 성공한거야. 거봐, 이제 애도 잠든거야."라며 본인도 자러 가더군요. 저는 밤새 울어서 퉁퉁부은 채로 그제서야 아이 방문을 살짝 열어볼 수 있었지요. 근데 이게 무슨 일인가요. 아이는 안자고 있어요. 그 작은 아기가 눈에 초점을 잃고 세상 잃은 멍한 표정으로 덩그러니 앉아 있습니다. 저는 가슴이 터질 것처럼 아파서 당장 가서 우리 아기를 제 품에 안았어요. 아기는 밤새 울다가 지쳤는지, 울지도, 웃지도 않고, 그 좋아하던 찌찌도 안먹고 멍하게 있습니다. 남편은 제 등뒤에 달려와서 저한테 호통을 치고 있어요. "수면교육이 겨우 성공했는데 너 땜에 지금 다 망했어! 앞으로 나한테 아이 얘기는 하지도 마! 니가 애 교육 망친거야..." 남편이 무슨 험한 소리를 하든 귀에 들리지 않아요. 그 좋아하던 젖도 안 빠는 이 아기가 너무 가엾을 뿐... 이 아기를 품에 안고 가서 밤새 못잔 잠을 재워보려고 하는데 이 상황이 너무 서러워 눈물이 앞을 가렸어요.
(그날 이후로 아기는 제 품에 안고 젖물려서 예전처럼 재웠어요. 그런데 그날 이후로 아기가 일주일을 멍하게 지냈어요. 젖도 잘 안먹고, 쫑알쫑알 옹알이도 많이 하고, 까르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표정이 많은 아이였는데 일절 말이 없어서 가슴이 철렁했어요. 정신적 충격을 받은건 아닌가, 병원에 데려가봐야 하나, 미련한 엄마가 너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런데 천만다행으로 일주일이 지나고 예전처럼 돌아왔어요. 그 아기는 어느새 7살이 되어 신나게 뛰어다니며 잘 자라고 있어요. 그때 내심 남편도 많이 놀랐고 걱정했다고 해요. 그 날 이후로 남편이 수면교육 강조하는 프랑스 육아책을 당장 내다 버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