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by 이주리

이 글은 지난 7년동안 어느 인터넷 카페에 연재했던 결혼 생활과 육아 하소연이었다. 세상을 다 가진 줄 알고 자신만만하다 못해 기고만장하던 스물여덟에 덜컥 허니문베이비를 임신해서 좌충우돌 이야기다. 어렴풋이 환상처럼 품고 있었던 가정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고, 아이 키우기는 죽도록 버거웠으며, 남편과의 관계는 최악이었고, 나는 직장에서 애 낳은 죄인이 되어 한없이 우울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때는 누구에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홧병으로 병원에 실려 갈 것 같았다. 그래서 자주 가던 인터넷 카페(심지어 육아관련 카페도 아니었다!)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듯 그렇게 쏟아냈다. 이런 보잘 것 없는 글을 누가 봐줄까 싶었는데 내 이야기에 울고, 웃는 독자들이 있었다. 그렇게 독자들과 댓글놀이를 하며 친구가 되어 직접 만나기도 하고, 꾸준히 안부를 주고 받기도 한다.


다시 말하지만 아이 키우기는 쉽지 않다. 강아지나 고양이도 키워본 적 없으며, 물만 주면 되는 화분조차 말라죽이기 일쑤였던 내가 아기를 키우다니! 제 몸도 못가누고 영문도 모른채 앙앙 울어대기만 하는 아기를 어떻게 키워내란 말인가. 나한테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던 내 젖꼭지로 어떻게든 젖을 짜내서 아기 입에 물려야 하고, 밤낮도 모르는 아기에게 밤에는 잠을 자야 한다고 안고, 어르고 해서 재워야 하며, 식탁에 있는 모든 음식은 바닥으로 던지며 좋아하는 이 원숭이 같은 아기를 어떻게 사람으로 만든단 말인가.


학교에서 공부만 하고, 회사 생활만 하며 살아온 요즘 여자인 나는 그야말로 멘붕이었다! 나를 온전히 내려 놓아야만 했다. 나는 오로지 아기를 위해 존재했다.


누구나 낳는 아이를 무슨 대단한 부심이라도 되는 양 감히 이 책을 쓴다. 이 별볼일 없는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미소와 위로를 가져다 주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