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그 반찬에 그 밥인 밥상을 차렸다. 시금치 계란말이, 김치, 오뎅국에 밥. 내가 차렸지만 나조차도 질려서 먹기가 싫을 정도다. 그런데 우리 첫째는 “우와! 맛있겠다!”를 외치며 밥상에 앉는다. 한참 말 배우는 세살배기 둘째도 언니 말을 따라 “맛있겠다!”하면서 엉성한 손놀림으로 열심히 숟가락을 움직인다. 통통한 볼을 오물거리며 먹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없던 밥맛도 생긴다. 나도, 남편도 덩달아 밥을 먹기 시작한다.
“엄마는 어떻게 이렇게 요리를 잘해?” 첫째가 나를 추켜세운다. 일곱살 짜리가 어디서 배웠는지 좋게 말하면 칭찬이고, 솔직히 말하면 아부를 한다. 요리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도 부끄럽지만 나도 괜히 기분이 좋다. 둘째는 “최고야!”하면서 엄지척을 한다. 그 뜻을 알고 말하니? 모르고 말하니? 나와 우리 남편은 먹던 밥숟가락을 내려놓고, 우리 아이들 밥먹는 모습을 지그시 바라본다. 아이들 밥먹는 모습을 넋놓고 감상한다. 보고만 있어도 꿀 떨어지는 순간이 이런 순간이리라! 마치 마당에 장미꽃이 피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다가가서 꽃향기를 맡아보게 되듯이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소리하고,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만 들어면 밥 안먹어도 배부르다’던 말을 실감한다. 내가 밥을 안먹어도 아이들이 신나게 밥먹고 있는 모습을 보면 벌써 배부르다.
우리집 밤풍경 이야기를 해볼까? 우리집은 남편은 남편방에서 킹사이즈 침대를 혼자 차지하고 잔다. 나는 내 방에서 바닥에 큰 요를 두개 펴 놓고, 양쪽에 아이들 둘 사이에서 잔다. (우리 집은 각방생활을 한다. 그것이 우리 부부가 사이좋은 비결. 그러고보니 남편하고 그 킹사이즈 침대에서 같이 잔 적이 두 손에 꼽힐 정도다. 집에 손님이 오셔서 하는 수 없이 한 방에서 자야 할때만 같이 잔다.) 밤에 아이들 재워놓고 거실에 나가 글을 주절주절 쓰고 나서 다시 돌아와서 아이들 사이에 조심스레 눕는다. 자면서 어찌나 움직이는지 반대 방향으로 자고 있는 아이를 들어올려 제 방향으로 눕힌다. 발로 차내던진 이불을 배에 덮어준다. 달빛에 비친 아이들 얼굴이 보인다. 새근새근 아이들 숨소리가 경쾌하다. 아이들 크는 소리가 요란하다. 오늘도 우리 아이들 마음도, 몸도 한뼘씩 자랐구나 싶다. 아무도 알아주진 않지만 엄마인 스스로가 대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