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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리 Oct 17. 2022

프랑스학교 한국학교 다른점

프랑스에 온지 2개월,  큰애는 한국나이로 9살이고 한국에서 초등학교 2학년 1학기까지, 둘째는 한국나이로 다섯살까지 어린이집 다니다가 두달전에 프랑스에 왔다. 두달째 프랑스학교와 어린이집 보내보고 알게된 한국과 차이점 몇가지 적어본다. 한국에서 초등교사로 잠시 있어본 내 경험을 비춘 것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1.엄숙함이나 보여주기식 행사가 하나도 없다.

첫째가 처음 등교하던날 입학식(개학식)이 있었는데 학교앞에 게시판에 선생님이 적은것으로 보이는 도화지에 어서오렴 이라는 문구가 사인펜으로 적혀있을 뿐이었다. 한국같으면 벌써 알록달록 환영합니다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있었을 것이다. 프랑스는 입학식도 그저 학생들과 학부모가 운동장에 지멋대로 뒤엉켜 서있는 와중에 단상도 하나 없이 교장선생님이 엉거주춤 서서 작동도 잘안되는 마스크 들고 몇마디하고 선생님 소개하고 나면 선생님들이 자기반 애들 이름 불러서 이쪽으로 모여라 손짓하면 따라 들어간다. 선생님 복장들도 참으로 편해보이고 자유롭다. 한국같으면 몇학년 몇반 팻말도 준비되어 있고 행사장, 행사음악(애국가, 교가) 울려퍼지고,  선생님들도 정장차림으로 각잡고 잔뜩 긴장되어 서 있었을텐데.. 프랑스는 좋게 말하면 허례허식이 하나도 없고 자유분방해 보이기도 한데 한국 학부모 입장에서는 너무 성의없이 보이기도 했다. 선생님 입장에서는 더없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애들을 맞이하는 본질의 마음가짐에 더 충실할 수 있겠다 싶어 같은 직업인으로서는 부러웠다.


2. 운동장에서 노는시간이 많다

첫째를  아침 8시반에 학교에 데려다 주면 선생님들을 비롯해서 온 학생이 운동장에서 서서 수다를 떨거나 놀고 있다. 우리 아이도 자연스레 동참한다. 날씨가 추워서 패딩 입고 가는 날도 그러고 있다. 9시 수업시간 될때쯤 교실에 들어간다는데 한국하고는 많이 다른 풍경이다. 한국은 학교 가자마자 교실가서 조용히 자기 책상 앉아서 독서를 하거나 수학문제지  한장을 풀거나 받아쓰기 시험을 칠 것이다.

프랑스는 쉬는 시간도 30분씩이나 되는데 쉬는 시간동안은 교실에 있으면 안되고 선생님이 애들 다 내보낸 다음 교실문을 잠궈 버린단다. 그래서 무조건 밖에서 놀다와야 한단다. 점심시간도 12시부터 2시까지 두시간이나 되는데 밥먹고 운동장에서 잡기놀이나 피구같은 놀이를 실컷 한단다.

한국 학교에서는 안전사고 위험과 미세먼지, 코로나 등등으로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못놀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그런 문제로 학부모 민원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교사 입장에서는 방어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 지난 2년 코로나 기간동안 한국 학교에서 마스크 쓰고 교실 책상 칸막이에만 붙어서 겨우 수업만 듣고 왔던 우리 아이는 여기 프랑스학교는 많이 놀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한다.

덕분에 코로나로 일절 활동을 못해 한국에서 과체중이었던 아이가 여기 와서 얼마나 뛰어놀았는지 군살이 쏙 빠졌다. 대신 놀다가 얼마나 넘어지는지 무릎팍은 맨날 까져서 온다. 나을만하면 또 까져있다. 여기는 학교에 보건실도 없고 선생님도 반창고 없을때도 많아서 휴지에 테이프 붙여서 집으로 온다. 처음에 아이가 휴지를 둘둘 말고 오니 학부모로서 기가 막혔는데 맨날 까져서 오니 애도, 나도 그러려니 한다. 아이말로는 여기 운동장이 한국처럼 흙바닥이 아니고 시멘트라서 더 잘 까진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운동장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허름하다. 그네나 미끄럼틀 같은 놀이기구 하나 없고 그냥 시멘트 발라놓은 바닥이 있는 공터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흔하디흔한 축구 골대도 없고 농구 골대도 없다. 학교 겉모습만 보면 너무 허름해서 티비에 나오는 아프리카의 학교 같다. 우리 아버지 어릴적 다니던 학교 모습이 이랬겠다 싶다. 그래도 학교 외관이 어쨌건 등하교 할때 아이들 모습을 보면 그저 웃음 넘치고 밝다. 그러고보면 중요한건 외관이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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