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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리 Aug 02. 2023

폰없이 애를 키운다

여지껏 프랑스 육아에 대해서 안좋은 점을 많이 지적해 왔다. 하지만 프랑스 육아에서 가장 배워야 할 점이 있다면 폰 없이 애를 키운다는 점이다.


한국은 유모차에도 폰 거치대가 있을만큼 갓난애기 때부터 폰을 보여준다. 차로 이동할 때도 아이 카시트 앞에 폰 거치대를 설치해 놓는다. 식당이나 카페에서도 애 앞에는 여지없이 폰이 있고 유튜브를 보고 있다.


그런데 지난 일년동안 프랑스에서 애를 조용히 시킬려고 폰을 쥐어주는 장면은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부모들은 가방에 작은 장난감이나 색연필과 색칠공부책, 간식거리를 들고 다닌다. 설사 부모들이 미처 준비 못해도 거의 모든 공공장소에는 낡았지만 작은 장난감이나 헌 책를 구비해 놓는다. 식당이나 부동산, 은행도 마찬가지다.


큰애가 한국에서 초등학교 다닐 때는 자기도 폰 사달라고 아우성 쳐서 하루하루가 전쟁이었다. 여기 프랑스는 초등학생은 거의 폰이 없고 중학교 때부터 폰을 사주는 분위기다. 그런데 애들 폰이 거의 삐삐 수준이다. 요즘도 이런 폰이 있단 말이야 싶을 정도로 우리 초창기 2G폰이다.


그래서 한국에 비하면 아직 아이들이 순박하고 아이들답게 자라고 있다. 살림하는 나에게는 프랑스에 사는 것이 불편한게 천지지만 아이들 생각하면 프랑스에 참 잘 왔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나 순수할 수는 없겠지만 어떻게든 어릴 적 만큼은 아이들의 순수함을 지켜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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