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대신에 가위, 채칼 쓰거나 손으로 찢는다

by 이주리

[칼 대신에 가위, 채칼 쓰거나 손으로 찢는다]


저는 칼질을 잘 못합니다. 집에서 살림 안해보고 공부만 하고 자란데다, 직접 요리를 해먹기 시작한건 대학가고 자취를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요리를 체계적으로 배운 적도 없고, 조촐한 자취살림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과도같은 걸로 대충 썰어서 해먹곤 했습니다.


지금은 애 둘을 키우는 아줌마가 되었지만 갑자기 요리를 잘하기는 어렵겠지요. 애들을 맨날 안고 업고 다닌다고 손목이 아파서(쓰고보니 총체적 난국이군요) 칼도 무거워서 들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아예 안해먹을 수는 없으니 가위를 이용합니다.


대신 가위는 날이 엄청 잘드는 걸로, 조금 비싼걸로 주고 사야 합니다. 저희집에서 쓰는것은 키친에이드 제품인데, 신혼때 남편이 비싸게 주고 샀길래 제가 "무슨 주방가위를 비싸게 주고 사냐!"면서 부부싸움을 했던 기억이 나는군요.(그때는 이런걸로도 싸웠네요. 지금도 별반 다르지는 않습니다만) 그렇게 싸우고 나서 저는 가위를 아주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답니다.(항상 이런 식이에요)


야채는 가위로 잘 오려서 먹습니다. 대파, 쪽파, 부추, 깻잎, 마늘종 등등 이런 이파리용 채소는 가위로 오리고요. 7살먹은 딸아이도 옆에서 같이 오려요. 감자나 당근, 호박같은 좀 딱딱한 야채는 채칼로 열심히 긁습니다. 생각해 보니 정 방법이 없는 양파나 마늘 같은 경우에는 칼을 쓰네요. 그래도 칼질은 여전히 잼병이라 칼질 잘하는 사람(=남편)의 도움을 받습니다. 남편은 외국인이라 끼니마다 나이프를 들고 살아와서 그런지 칼질을 기가 막히게 합니다. 그래서 저는 수육이나 김밥같은 걸 뭉텅이로 도마에 올려놓고, 남편에게 칼질을 부탁합니다.

섬유질이 약해 찢어지는 야채는 손으로 찢습니다. 중국에 살때 자주 가던 식당에 "손으로 찢은 양배추"라는 메뉴가 있었어요. 손으로 대충 찢어 돼지고기 약간해서 매콤하게 볶아낸 요리인데요. 거기서 힌트를 얻어서 양배추나 가지 같은 야채나 잎을 먹는 호박잎, 깻잎, 상추 같은것도 손으로 많이 찢고요. 버섯도 애들 시켜서 찢어서 요리합니다. 설거지가 안 나오는 점이 가장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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