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X

by 무리수

2025년 7월 17일



“2교시 운동은 안하고 가요?”라는 질문을 받은 것이 벌써 여섯 번째다. 운동을 시작한지 딱 일주일 째이고 GX(Group Exercise)는 평일에만 진행되니 거의 하루에 한번씩은 누군가 그 질문을 하는 것이다. 나는 그때마다 약간의 미소를 띄운 채 곤란한 표정으로 “시간 때문에요…..”라고 한다. 그제야 질문을 던진 이들은 “아아~”하며 납득하는 표정이다. 몇몇은 “출근하나봐요? 그래도 대견하네~”라고 덧붙인다. 나는 굳이 덧붙이지 않는다.


오랜만에 다시 운동을 해보기로 결심하기까지는 꽤나 시간이 걸렸다. 도하를 유치원 버스를 태워 보낸 후 아파트 단지 내 피트니스에서 나름대로의 루틴으로 운동을 해보던 시도도 도하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끊어지고 말았다. 몇 달간 도하 학교-작업실-집을 사이에 두고 우왕좌왕 하다보니 작업진행도 시원찮고 몸은 더 무거워져만 가는 기분이라 답답함이 생겼다. 또 새로운 일정들로 도하와 나의 루틴이 안정된 후(약 두 달은 걸린 것 같다.) 일주일에 세 번은 만나게 되는 N엄마의 영향도 있었다.


N은 도하가 6살 때 유치원 같은 반 친구로, N엄마는 내가 레지던시에 입주해 있을 때 바로 옆 건물에서 근무 중이었고 집도 바로 옆 아파트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초등학교는 서로 다른 곳으로 입학하게 되었지만 어쩌다 보니 도하와 N은 영어, 수영, 체스를 같은 학원으로 다니게 되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학원을 소개해주면서 이렇게 된 사정인데, 양육관이 어느정도 비슷하거나 마음이 잘 맞는 엄마들끼리 만나게 되면 흔히 일어나는 일인 것 같다. 그러다보니 수업시간이 다른 체스만 빼고 수영과 영어는 함께 보내게 되면서 일주일에 세 번은 만나게 되었다. N엄마는 평일 오전마다 항상 운동을 하는 운동 매니아였다. 필라테스, 점핑, 복싱, 등산, 마라톤 등 다양하게 운동을 한다. 한번은 계양산으로 등산을 따라갔다가 진짜 죽고 싶은 심정으로 올라간 적도 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극한의 물리적 고통이었는데도 며칠이 지나며 뭉쳤던 근육이 슬슬 풀리자 나는 운동에의 갈망을 느꼈다. 그래서 작업실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짐Gym을 알아본 것인데 이 곳의 GX프로그램이 가장 마음에 들었고 세 달을 한꺼번에 결제하는 등록비도 가장 저렴했다. 알아본 곳 중의 다른 한 곳은 1교시가 전부 다이어트 댄스였다. 이곳은 월수금은 타바타, 화목은 요가다. 2교시는 줌바와 소도구 필라테스인데, 사실 2교시까지 하기에는 운동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는 것 같았고, 무엇보다 줌바댄스는 도저히 하고 싶지 않았다. 운동 첫 날에는 오랜만의 공중 탈의실이라 조금 긴장하며 어색하게 들어갔다. 다행히 아는 얼굴은 없었고 함께 GX를 하는 분들은 대부분이 이모나 엄마 뻘이었다. 그들은 꽤 오랜 기간 함께 운동을 했던 건지 왁자하게 웃으며 오이를 나눠 먹고 있었다. 운동을 꾸준히 오랫동안 해 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이들의 장,노년의 오전의 삶이 대단하고 부러웠다. 나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삶을 살아볼 수 있을까? 운동이 일상이 될 수 있나? 현대인들은 응당 운동을 일상의 필수로 여기겠지만 나는 그러한 일상을 보내본 적이 없었다. 고작 일주일동안 좀 열심히 운동하러 나갔다고 이런 소회를 남기는 것이 우습기도 하지만 운동이 하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즘으로는 내 삶의 큰 변화로 접어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