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by 무리수

2025년 8월 15일


여름방학


지난 며칠간 남편과 도하와 함께 평창 여행을 다녀왔다. 작년 여름에는 따로 휴가라기엔 소박하게 송추의 취사가능 수영장에 다녀왔었다. 물놀이를 좋아하는 나와 도하는 여름엔 꼭 물에 몸을 담가야만 했다. 올해는 꼭 어딘가로 다녀오고팠는데 주변에서 많이들 추천하는 평창으로 정했다. 해외여행을 하기에는 알아볼 것도 많고 남편은 여행에 미적지근한 반응이기에 많은 돈을 써가며 다녀올 마음은 들지 않았다. 무더위에도 평창은 시원하다길래 한여름에 더운 곳에서 일하며 고생하는 남편을 생각해 평창으로 정한 것인데 막상 여행 일정에 비구름이 예정돼 있었다. 하루는 숙소 내 워터파크에서 놀 계획이었으므로 꽤 걱정이 되었지만 실시간으로 일기예보가 바뀌는 터라 더는 걱정하는 것으로 시간을 쓰고 싶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첫날은 비가 오지 않아 무탈히 물놀이를 했다. 다만 해가 쨍쨍하진 않아서 오후가 되니 약간 쌀쌀한 기운이 돌았다.


둘째 날 아침에 도하가 자면서 웃음을 터뜨리길래 물어보니, 강아지가 엉덩이만 내민 채 자루 속으로 들어가려고 바둥거리는 꿈을 꿨단다. 남편과 나는 그 모습이 귀여워 덩달아 웃었다. 첫째 날을 제외하고는 비가 많이 왔는데 둘째 날 점심 무렵에는 잠시 비가 그쳐 오대산 아래 새로 생긴 조선왕조실록박물관에 다녀왔다. 연잎이 가득한 호수도 산책했는데 돌아오는 길에는 비가 많이 왔다. 숙소 내 오락실에서 오락을 하고 간식을 사 먹으며 하릴없이 시간을 보냈다. 느긋하게 있고 싶은 남편과 핸드폰 게임을 실컷 하고 싶어 하는 도하와 함께 너그러운 시간을 가졌다.


다만 우리가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우리 집이 있는 동네는 물난리가 났단다. 적지 않은 비가 내린다고 생각한 평창보다 순간 강수량이 세 배나 많았다. 그러나 걱정과 다르게 여행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니 땅이 바짝 말라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스콜성 비에 적응하여 하수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늦은 장마와 여행을 뒤로하고 도하의 방학도 끝이 보인다. 도하의 지금을 더 많이 기록하고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하는데, 마음이 조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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