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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리 Feb 28. 2019

무엇을 팔 것인가?

글은 어떻게 쓰느냐보다, 무엇을 쓰느냐가 중요하다. 

글쓰기 강의를 가거나 컨설팅을 할 때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요?’이다. 어떤 사람은 글을 잘 쓰고 싶어서 신문을 보면서 소재를 기록해둔다고 하고, 어떤 이는 책을 읽다가 좋은 글귀를 수집해둔다고도 한다. 그렇게 노력하는데도 글쓰기 실력이 늘지 않는다면서 고민을 한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걸까?

그럴 때 내가 그에게 던지는 질문은 ‘무엇을 쓰고 싶으십니까?’이다. 대다수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 잘 쓰고 싶은 욕망은 있는데, 막상 무엇을 잘 쓰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이 없다. 다시 말해 ‘핵심 메시지’가 없는 것이다. 아무리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 외쳐도, ‘잘’ 하고 싶은 마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를 잊어버리는 일은 우리 생활 속에서 다반사로 일어난다. 글쓰기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잘 쓰고는 싶은데, 무엇을 쓸지에 대한 고민은 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핵심메시지’에 대한 연습이 충분하지 않다면, 명언이나 격언, 좋은 글귀 등을 활용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것들로 인해 오히려 글쓰기가 방해되기 때문이다. 그 글귀, 그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다보니 어느 순간 ‘내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지?’하는 의문이 생긴다. 글의 방향이 엉키게 되는 것이다. 분명 내가 쓴 글인데 내 이야기는 빠져 있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된다. 

글도 요리와 같다. 무슨 요리를 만들지 정해놓고 장을 보는 것과 장을 보면서 메뉴를 정하는 것은 효율성 면에서도 결과적인 면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요리 메뉴가 글에서는 ‘핵심메시지’, 음식 재료가 글의 ‘소재’인 셈이다. 예를 들어 카레를 만들겠다고 하면 고기, 당근, 양파, 감자 등을 사야 한다는 계산이 서지만 그런 생각 없이 마트에 가면 중구난방, 결국 20만원어치 장보고 그날 저녁도 치킨을 배달시켜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아무리 좋은 재료도 메뉴에 어울리지 않는다면 버리는 것이 맞다. 현란한 말솜씨, 있어보이는 명언들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의 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할 ‘핵심메시지’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 정해놓은 메시지가 분명할수록 글을 읽는 사람도 결정이 쉬워진다. 다 읽고 나서 ‘도대체 어쩌자는 거야?’라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간단명료하게 정리해야한다. 굳이 길게 쓰지 않아도 좋다. 유식해보이는 말이 들어가지 않아도 좋다. 쓰는 사람이 길을 잃지 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전달할 수 있고, 읽는 사람이 그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으면 된다. 

당신의 글은 ‘핵심 메시지’를 한 줄로 요약 되는가? 이 글의 핵심 메시지가 ‘핵심메시지를 잡아라’로 정리되는 것처럼 지금 바로 당신의 글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메시지를 정리해보자. 그것이 글을 잘 쓰는 첫 번째 스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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