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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리 Mar 21. 2019

어이, 거기 독자. 이리 좀 와봐.

무명씨를 독자로 만드는 글쓰기의 기술, <호명효과>에 집중하라.

이 글을 읽는 당신. 당신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경로를 나는 알고 있다. 

누군가의 SNS에 공유된 링크를 보고 호기심이 생겨 클릭을 했다. 

혹은,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검색을 했는데 그 결과 중에 이 글에 호기심이 생겨 클릭을 했다. 

100퍼센트 나는 확신한다. 


이 무모한(?) 확신에서 시작된 오늘의 핵심은 바로, “호기심이 생겨”에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지하철이나 길에서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다면?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면?

그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특정한 누군가를 지목해 신고해달라고 소리치는 것이다. 

그냥 “도와주세요!”가 아니라 “빨간 자켓 입은 키 큰 아저씨, 112에 신고해주세요!”라고 말해야 한다. 

불특정 다수의 군중이 모여 있을 때 모두가 도와줄 것 같지만, 오히려 ‘미루기’ 심리와 ‘회피’ 심리가 작동해 오히려 신고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독자를 특정해서 불러야 그가 멈춰선다. 그리고 기꺼이 나의 독자가 된다. 

제목에서 서론에서, 본론에서, 결론에서 끊임없이 독자가 되었으면 하는 사람을 구체적으로 지정해서 불러야 한다.  



“좁힐수록 넓어진다” 


최대한 그 범위를 좁혀서 불러야 한다. 너무 넓게, 모두가 내 글을 봐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다가는 역설적으로 어느 누구도 자신이 반드시 읽어야 할 글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상품도 100% 시장을 점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르다. 

‘여자여~’ ‘남자여~’ 부르라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여자여~ 부르면 모든 여자가 돌아볼 수도 있겠지만, 그 여자 중 일부만이 내 글의 독자가 된다는 점이 중요한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콕 찝어 지정을 할 때 오히려 독자의 확보가 쉬워진다. 요즘 SN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87년생 인천 사는 여자만!’ 같은 것이 바로 이 효과를 노린 것이다. 글이 부르는 사람이 바로 나,라는 생각에 이르러야 비로소 독자가 된다. 글의 존재 이유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거미줄을 쳐라” 

요즘 대부분의 사람은 검색을 통해 글을 접한다. 필요에 의해, 상황에 따라 글을 선택하여 읽게 된다는 것이다.  그 검색어에 걸리지 않으면 내 글은 읽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그럼 그 글의 목적을 이룰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그렇기에 온라인 글쓰기에서는 특히나 거미줄처럼 촘촘한 키워드 선정 작업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글에 여러 가지 키워드를 생각하고 집어넣는다. 어떻게 검색해서 내 글에 들어올까, 어떤 사람이 나를 찾게 될까, 나의 서비스를 찾는 키워드가 무엇일까 고민해서 제목, 본문, 이미지 등에 고루고루 뿌려둔다. 촘촘하게 함정을 걸어두는 형사와 같은 마음이다.   



“오래 보아야 아름답다, 글도 그렇다”

온라인 시대, 정보화 시대다. 우리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의 정보에 둘러 쌓인채로 살아가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고, 책을 낼 수도 있다. 그야말로 글의 풍년이다. 때문에 과거에 비해 아무리 좋은 글을 쓰더라도 독자에게 선택을 받는 일이 어렵다. 

누군가 나의 글을 봐주길 바란다면, 지금 그의 이름을 불러보자. 그래야 그가 당신에게로 온다. 그리고, 그가 내게로 와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그가 좋아할만한 단어를 사방팔방에 배치하자. 그가 글을 놓지 않을 때, 비로소 당신이 글을 쓴 목적에 가까이 갈 수 있다. 오래 머물러 볼 수 있는 글이어야 목적 달성의 가능성이 높다. 


당신의 글에 날개를 다는 일, 독자를 부르는 것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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