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유아들이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의사소통 기술
유치원 특수교사로 15년 이상 근무하며 자폐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그 중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줄 아는 친구도 있었지만
자신의 요구를 표현하거나 상대방의 의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등 의사소통이 잘 안되는 친구들이 더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는 유치원 생활 중에 익숙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을 많이 들려주며 시범을 보이고 모방을 유도하는 등 언어적 자극도 지원하며 그림카드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꼭 특수학급이 아니라도 유치원에서는 하루 일과표 처럼 하루의 일과를 그림으로 나타내는 스케줄러를 벽면에 붙여 글을 읽지 못하는 친구들도 다음 활동을 미리 예상할 수 있도록 그림을 이용한 환경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다.
'좋아/싫어' 의 표현을 꼭 언어가 아닌 몸짓으로라도 상대방에게 표현한다면
자신의 감정을 짜증, 울음, 소리지름으로 표현하는 것과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기능에 차이가 있다.
'상대방'에게 나의 의사를 표현하고자 하느냐 여부로 구분하는 것으로 의사소통의 기능을 사용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부모님에게 그림카드를 활용해 보자고 건의드리면 부정적으로 바라보시는 분들도 가끔 계신다.
우리 아이는 말로 표현해야 하는데 그림카드의 사용이 '언어(verbal) 발달에 상반되거나 관련이 없다, 돌아가는 것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시기 때문이다.
그림카드의 사용이 언어발달을 저해할까?
절대 아니다!
자폐인은 평균적으로 '시각적 학습자' '선택적 집중' '특별한 관심' 의 특성을 보인다.
실제로 교실에서 만난 자폐유아들이 청각적으로 이야기 했을 때 보다 시각적으로 안내하면서 이야기 했을 때 소통이 더 잘 되는 경우가 많다.
시각적인 자료(그림카드)를 사용했을 때
자폐유아는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하여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게 되고, 의사소통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면 자신의 요구를 '표현'하고자 노력하며 결과적으로 의사소통 기술이 발달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요즘 SCERTS 직무연수를 들으며 다시한번 그림카드를 통한 의사소통 기술발달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다.
2년동안 그림카드 사용을 권유하다가 3년째 어머님의 동의를 받아 올해 그림카드를 (제대로) 사용하면서 느낀점.
우리 아이가 행복해져요.
그림을 같이 사용하며 지시를 했을 때 나의 지시를 좀더 쉽게 표현했고, 유아가 자신의 의도를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성하여 자기 표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증가시켰고, 이를 통해 의미있는 유치원 생활이 보다 많아지고 있다.
교실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자폐유아에게 그림카드의 사용이 필요한 이유이다.
막상 부모님 앞에서는 이렇게 구구절절 말하기가 어렵다.
아이가 말로 표현하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 곧 잘할 것이라고 믿는 엄마의 마음을 누구보다 알기에
그리고 부모님이 원치않을 때 교사가 무작정 밀고 나가는 것도 어려움이 있다는 현실적 어려움도 있다.
올해 그림카드 사용하기까지의 과정은 그림카드 사용을 권유했다가 안 되면 조금 더 있다가 다시 말씀드리고, 안 되면 다음 개별화협의회에서 말씀드리고..
비록 어머님을 설득하는데 제법 시간이 걸렸지만 유치원에서의 남은 시간동안 우리 아이가 소통의 필요성을 알고 학교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