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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깃거리 만들기

아이와 함께 만드는 추억

by 한결

초등학교 4학년 첫째가 올해 초, 새해를 맞이하며 만든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바로 '한 달에 한번 등산하기'였다.

가끔 설악산이나 유명산을 오르긴 했지만, 등산은 1년에 한두 번 하는 특별한 일정이었다.

"왜 한 달에 한번 등산하기를 목표로 잡았어?"라고 물으니

'자연 안에서 운동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곤충도 볼 수 있으니까

건강도 챙기고, 흥미도 있으니 일석이조여서'라고 이야기한다.


평소 캠핑을 즐기는 우리 가족에게 이 목표는 새로운 도전이자 즐거운 기회가 되었다.

캠핑장을 끼고 있는 산을 가서 등산 후 1박 2일 캠핑을 하거나,

국립자연휴양림의 취소표가 떴을 때 근처 산을 등반하고 하룻밤 묵는 일정으로

한 달에 한 번은 지금까지 빼놓지 않고 다양한 산을 올랐다.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트래킹이 좋다고 하여 다음 등산은 계곡트래킹으로 계획하고 있다.)


2025년 1월 1일, 동네에 있는 작은 산에 올라 함께 해돋이를 하며 새해를 시작하고

우리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산에 오르며 함께하는 이야깃거리가 생겨나고 있다.


함께 등산을 하면서 산 정상에서 라면을 먹고 싶다는 아이들 의견을 반영해

보온병에 물이랑 컵라면을 싸가서 정상에서 라면 먹고 온 것, 국물을 남길 수 없어 몽땅 먹은 것까지 추억이 되었고

취소표가 떠서 갔더니 연속 비 오는 날이었다는 것, (어쩐지 운이 좋다 했어, 괜찮아 우중캠도 좋으니까!)

어떤 산은 정상에서 악어섬을 볼 수 있다고 하여 정말 악어를 볼 수 있는지 악어섬 볼 수 있는 산 찾아가기,

사람이 거의 없는 산에 정확한 이정표가 안 보여 잘못 든 갈림길 덕분에 무시무시한 외다리를 마주한 일, (결국 돌아오느라 등산을 더 해야 했다는..)

오르막에서 발만 보고 가다가 이마에 큰 나뭇가지가 부딪혀 엄청나게 큰 혹이 난 일...

이 모든 순간들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산에 꾸준히 가다 보니 한라산 겨울등반이라는 목표도 생겼다.

아이들과 함께 목표를 세우고 함께 실천하며 만들어가다 보니 여러 추억이 쌓여간다.


가끔 해돋이를 보면 내가 어릴 때 가족들과 치킨, 김밥들을 바리바리 싸서 12월 31일 가족들과 차를 타고 출발했던 추억이 떠오르고

회를 먹다 보면 아빠가 좋아했던 우럭회가 생각나듯이,


우리 가족이 함께 만든 시간들이 언젠가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불쑥불쑥 가족과 함께 한 기분 좋은 추억으로 떠오르길 바라본다.


20250427_125319.jpg 청계산 등산하며 아이들과 함께 한 줍깅/ 힘들었지만 내려왔을 때 제일 뿌듯했던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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