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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환경의 중요성

3월, 유아도 교사도 함께 행복한 교육환경 만들기

by 한결


교육현장이 직장이고, 초등학생의 자녀가 있는 학부모다 보니 서점에 가면 교육 파트에서 많이 서성거리게 됩니다.



이번 연휴에 두 권의 책을 업어왔는데 한 권이 '아이의 뇌'라는 책이에요.


[유전일까 환경일까, 뇌가 가진 무한한 잠재력] 파트에 이렇게 나와있네요.




부모는 자녀에게 유전자라는 틀을 물려주지만


결국 이유전자의 틀이 어떻게 발현될지는


자녀가 살아가는 환경이 어떠냐에 달려있고,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아이의 뇌' _저자 김붕년





자녀가 살아가는 환경과 어떤 경험이란 유치원에 다니는 유아에게는 유치원이라는 환경과 유치원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이 되지 않을까요?


공감의 마음과 함께 환경을 만들어가는 주체인 교사로서 책임감도 느껴집니다.


제게 이 책임감이 부담감인 시절이 있었습니다.



첫 유치원에 발령받았던 3월의 첫날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교실에 있는 동안 '내가 아이들에게 긍정 영향을 미칠수 있을까?'


'과연 내가 그만한 자질을 가지고 이 자리에 있는건가?'...


수없는 물음과 의심이 들었습니다.



첫 날의 교육활동이 끝나고 아이들이 하원 후 가깝게 지낸 초등학교 고경력 선생님에게 울먹이며 전화를 했습니다.





'너무 두렵다고, 내가 이 아이들을 성장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저의 이 두려움, 걱정은 대부분의 신규 선생님들의 고민이지 않을까 싶어요.


최근 함께 통합했던 유치원 신규선생님도 항상 수업을 매일매일 완벽하게 준비를 해 와서 대단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통합활동 1년 반 후에 선생님께서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으셨어요.



'사실 걱정이 되요.. 매일 매일 하루가 시작되는게 두려워서 뭐라도 열심히 준비를 해와요'



걱정의 크기와 내용은 교사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멘토링을 통해 만나는 신규 선생님들의 고민은 거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첫 수업 후 전화했던 고경력 선생님의 대답은 의외로 간결했습니다.


무슨 대단한 수업을 해서 아이들을 감히 변화시키려고 하냐고





먼저 잘 놀아주라고.


아이들과 눈 맞추고 이야기 나누고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가면서 잘 놀아주면 그게 시작이야.





이야기를 듣고 나니, 머릿 속이 맑아졌어요.


라포형성, 가장 기본적인 것인데 아이들을 앉혀놓고 가르칠 생각만 했더라구요.



아이들이 교실 속에서 경험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는 환경은 다양하지만 그 중 [교실환경, 상호작용, 그리고 교육활동] 으로 크게 나누어 보겠습니다.



이 중에서 3월 교사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교실환경]에서는 유아들이 잘 놀 수 있도록 교구의 접근성을 높여주는 것 입니다. 보드게임의 박스 채로 교구장에 올라와 있거나 교구를 꺼내기 힘들거나, 정리하는 것이 어렵게 되어 있으면 자연스레 교구를 꺼내고 놀이하는게 어려워 지겠지요.



그리고 정돈되어 있는것도 중요합니다. 여담이지만 저희 집 아이들은 잘 안논다 싶어서 아이들이 놀던 장난감을 정리하면 꼭 그걸 꺼내서 놀더라구요. 어른들이 깨끗하고 정리되어 있는 환경에서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듯, 아이들도 정리되어 있는


교실, 교구의 접근성이 높은 교구장에서 놀이 할 수 있는 교실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업은 아이들이 학기 초 등원하기 전 2월에 유치원에 가서 미리하는 작업들입니다.



그리고 [교사의 상호작용]입니다. 저는 3월에 할 수 있는 중요한 상호작용은 라포형성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라포형성을 위해 언어적, 비언어적 접근(?)이 있는데


언어적 라포형성은 '말이 술술 나오는 인사'입니다.


안녕하세요 라는 만남의 인사 뿐만 아니라 대답유무에 상관없이 "오늘 뭐 먹었어? 누구랑 왔어?" 등의 매일 추가적인 인사말을 하며 유아와 상호작용을 시작합니다. 저는 특수교사라 통합학급 친구들의 경우 고맙게도 다양한 이야기를 해 주지만 저희반 친구들과 이야기 할 때는 유아의 의사소통 능력에 따라 대답을 기다리기도 하고 관련된 저의 이야기를 하며 대화를 이어나갑니다.


"선생님은 김에 밥 싸먹고 왔지. 김밥을 엄청 좋아하거든. 00이도 김밥 좋아해?"


이런 식입니다.



비언어적 라포형성으로는 '스킨쉽'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처음 의도하지 않으면 아이들과 포옹을 하고 스킨쉽을 하는게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일부러 의도적으로 아이들과 처음 만났을때, 놀이하다가, 포옹도 많이 하고 스킨쉽을 많이 하면서 자연스레 따뜻한 스킨쉽이 많아지게 되더라구요. 따뜻한 스킨쉽은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도 잔뜩 나온다니 일석 이조 아닌가요? 이러한 언어적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아이들은 어떤 느낌을 받을까요?



그날의 컨디션, 식사, 양말 등 다양한 관련 주제를 이야기 하며 '선생님은 00이를 좋아해. 너에게 관심이 많아. 너를 더 많이 알고 싶어.' 라는 교사의 마음을 느끼는것.


저는 이 부분이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라포형성을 통해 유치원이 즐거워지면, 배움으로 이어지는 놀이활동이 교사에게도 유아에게도 더 즐거워질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행복한 우리의 3월을 위해 아이들과 행복해지는 마법의 기술을 써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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