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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 Jan 15. 2024

인생풍경을 만나러 가는 론다

 


론다 가는 길 

누에보 다리는 론다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누는 120m 깊이의 엘 타호 협곡에 놓인 다리이다. 사람들은 누에보 다리를 보기 위해 론다로 간다. 그만큼 누에보 다리는 보는 사람을 끄는 힘을 가지고 있다. 거의 120여 미터 깊이를 가진 협곡의 다리 모습을 보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세비야에서 론다까지는 대략 2시간 30분이 걸린다. 2시간 반이나 차를 타고 와서 누에보 다리만 보고 가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세비야에서 출발하는 야경 투어가 있을 정도이고, 한국 여행상품에도 론다 투어가 들어간다. 처음 론다의 누에보 다리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무슨 다리 하나 보려고 2시간을 달려가나 했으나 보는 순간 고개가 끄덕여졌다. 


사실 세비야에서 론다로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과 산을 빼곡하게 메운 올리브 나무를 만나면서 행복감이 마구 밀려들었다. 며칠 머물렀던 세비야의 넉넉함과 여유로움이 자꾸 떠올랐지만 론다로 가는 동안 그런 생각은 뒤로 사라져 갔다. 가는 풍광도 이 정도면 론다는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대가 몰려왔다.           



론다의 랜드마크, 누에보 다리 

도시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풍경을 보려면 그 지역에서 파는 엽서를 보면 된다. 론다의 경우, 누에보 다리가 빠지지 않는다. 그만큼 이 다리는 론다 사람들에게 보배 같은 존재이다. 론다를 방문하는 이들이 이 도시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적당할 정도이다. 아마 이 다리와 주변 협곡을 본 사람들이라면 감탄이 절로 나오는 풍경과 평생 보기 힘든 아찔한 체험을 할 것이다. 



특히 론다의 야경은 유명하다.  어스름이 시작되면 일몰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다리 위에 몰려든다.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론다 주변의 풍경은 그래픽이나 CG로 작업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매혹적이다. 누에보 다리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아래에 있는 전망대에서 보는 방법이 있다. 좀 이른 시간에 가면 협곡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밤 8시 무렵, 누에보 다리를 조명으로 쏜다고 한다. 어둠이 몰리기 시작하고 가로등에 불이 하나둘 들어오면 론다의 또 다른 얼굴이 드러난다. 꼭 누에보 다리가 아닐지라도 도시 골목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스튜디오로 변한다.          



길이 거기 있으면 

가야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거대한 협곡을 이어 

하나로 만들고 싶은 염원이

사람을 만나고픈 열정이

만들어 낸 기적 같은 다리가 있다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멎어버릴 

그런 당신을 위한 풍경이 거기 있다 

 - 론다 누에보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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