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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 Mar 19. 2024

낭만의 이탈리아 남부여행

전설의 포지타노(Positano)                

관광객들에게는 이탈리아 남부 아말피(Costiera Amalfitana) 해변이야말로 잊을 수 없는 곳이다. 이 해변은 1997년 세계유산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중 가장 압권은 포지타노이다. 아말피 해변에서도 한참 안쪽으로 들어간 이곳은 전쟁이나 약탈에 노출될 때도 그 지리적인 특성 때문에 보호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이곳은 피난처이나 안식처를 찾는 이들에게 휴식의 공간으로 남았다. 이 지역의 명물인 레몬은 사탕을 비롯하여 술에도 들어간다.               



포지타노의 또 다른 명물은 도자기이다. 마을 곳곳에 예쁜 도자기를 만날 수 있다. 포지타노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휴양지이기 때문에 휴가철에는 가격대도 만만치 않고 숙소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이곳에 머무른다면 상상 이상의 멋진 풍경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절벽 곳곳에 빼곡하게 들어찬 집들은 그간 이곳의 삶이 녹녹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이탈리아 남부로 간다는 의미

로마를 기점으로 이탈리아 북부와 남부는 분위기 자체가 상당히 다르다. 낭만의 도시 베로나를 비롯해서 베네치아, 피렌체, 밀라노 등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좀 더 세련되고 예술적인 감각이 물씬 풍긴다. 북부도시에는 한때 세상을 풍미했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도시답게 도시 곳곳에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 넘쳐난다. 알프스 산맥이 이어지는 산악지대인 돌로메티를 비롯해서 북부지역의 도시는 남부에 비해 좀 더 풍요롭고 넉넉한 동네이다. 




반면에 이탈리아 남부는 좀 더 동적이고 생동감이 넘친다. 길을 나서기만 하면 지중해가 그들을 반긴다. 거센 바다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이곳 사람들 역시 거칠고 도전적인 성향이 강하다. 마피아가 이탈리아 남부에서 그냥 나온 게 아닌 셈이다. 이탈리아 내에서도 북부사람이 남부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신이 그들에게 허락한 지중해라는 혜택은 이 모든 불합리하고 편협한 상황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해질 무렵이면 지중해는 금물결로 찰랑인다. 한 번이라도 지중해를 제대로 보았다면 그 황홀함에 몸서리칠 것이다. 그리고 그 바다가 들려주는 장엄한 노래를 절대 잊지 못하리라. 지중해를 사랑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무리 전망 좋은 집도

이사 가서 일주일만 지나면 같아진답니다

포지타노는 조금 달라요

바람이 지나가는 바다길 따라 근사한 마을이 생겼는데요


마을사람들은 습관처럼 바다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외지 사람들은 그 말을 배우지는 못해도

듣고는 슬쩍 흉내를 냅니다

그도 안 되면 사진으로 담아가고요


살다가 힘이 들 때면

자신이 담아온 풍경 한쪽을 꺼내 읽거나

사진을 보며 마음을 달랜답니다    

 

인생의 반을 두고 와서

다시 떠나고픈 거기

오늘도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포지타노의 저녁 나절

       - 포지타노 연가,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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