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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 Aug 30. 2024

남은 강의

나는 최근에 지역에서 ai와 관련한 강의 중이다. 

이론 단계를 지나 실습으로 나아가고 있다. 

다들 열정적으로 임하고 계셔서 뿌듯하기도 하고 보람도 컸다. 

오늘 다룰 내용은 최근 가장 핫한 주제인 미드저니. 

작년에 동화 때문에 개인적으로 처음 접한 이후 다루기는 했지만 강의는 또 다르다. 

새벽 4시까지 자료를 다듬고 실습을 진행했다.

ai 관련이다 보니 먼저 프롬프트를 작성하고 이를 프로그램으로 돌려서 잘 돌아가는가도 확인해야 한다. 

당연히 시간이 배 이상 걸린다. 일반 강의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미드저니는 디스코드와 연동되기 때문에 로그아웃상태에서 그것까지 점검했다. 

이번 강의에는 연세 든 분들이 많은 편이다. 

혹시나 해서 오픈카톡방에 이와 관련한 동영상까지 자료로 올렸다. 

강의 전에 미리 가입해서 와 달라는 인사까지 했다. 

오전에 시간이 있어서 다시 확인까지 했다. 

최근 강의한 중에 시간과 공을 가장 많이 들인 준비과정이었다.  


강의 시작 전에 조사해 보니 수강생 중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분들이 계셨다. 

처음부터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문제는 하겠다는 분들이었다. 

유료 결제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내 한정이나 해외결제 차단 등 이유야 여러 가지였겠지만 카드 결제가 거부당한 것이다. 

몇 분이 그러니 순간적으로 마음이 복잡해졌다. 

게다가 믿었던 소샘까지 막혔다고 하니 큰일이다 싶었다. 

어제 미리 가입까지 점검을 했어야 했던가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나야 미드저니에 가입한 지가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어제 저녁에 작업했을 때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던 내용이다. 

하지만 오늘 상황은 결제 방법 자체가 막힌 셈이니 답이 없었다. 

결제가 끝난 분들도 미드저니의 약정 분량이 나타나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연동이 되어야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는 데 할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렇게 2시간을 훌쩍 넘겼다. 

결국 준비한 강의는 입구만 발을 들여놓은 채 정작 시작도 하지 못한 셈이다. 


사무실에 돌아와서도 한참 멍하게 있었다. 

수십 년 동안 강의를 해왔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만약 PPT가 문제였더라면 그냥 말로 강의를 진행했으면 될 터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실습을 염두에 두고 설계한 강의이니만큼 난감하기만 했다. 

수강생들에게 미안하다는 글을 남기고 

결제한 분들에게는 추가로 따로 보충강의를 해주겠다고 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차라리 일찍 정리를 하고 전체 흐름을 보여주기만 했더라도 이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강의 후에 결제 시스템을 도와준다거나 다른 방법도 있었을 텐데 순간적으로 바른 판단을 하지 못했다. 


무료 프로그램은 큰 문제가 없지만 

이처럼 유료 프로그램은 결제를 비롯하여 프로그램 까는 것도 만만치 않은 경우도 있다. 

ai 강의는 나 혼자 준비한다고 되는 게 아님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았다. 

더군다나 장비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곤란해진다. 

미드저니를 소개하면서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 했는데 실망이 얼마나 클지 생각하니 마음이 안 좋았다.  

귀한 시간을 내어주신 분들이 시간을 허비했다는 미안함도 컸지만 

격려해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고마웠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결제한 분들이 보람을 느끼도록 마무리를 잘해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미안한 마음으로 글 몇 자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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