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
2018년을 사는 건 이상한 느낌이다.
어렸을 때 봤던 공상과학 이야기들의 시대를 훌쩍 지나버렸다.
어떤 이야기에서 봤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사람들이 음식을 먹지 않고 알약으로 식사를 하는 세계가 있었다. 식탐이 많은 나는 그럼 참 곤란하겠다고 생각했었다.
아직 그런 세계는 오지 않았다. 다행이다.
나는 오늘도 땅콩버터 토스트를 먹을지 시리얼을 먹을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그렇지만 어쩌면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먹지 못 해서 죄책감을 느끼며 삼키는 영양제가 내 진짜 식사가 되어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가끔 든다.
집에 쌀은 떨어져도 영양제는 떨어지면 불안한...
어렸을 때 내가 이야기를 보며 상상했던 세계가
여전히 아름답지 않은 미래에 도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