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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눈꽃 Sep 16. 2021

취향이 많아서 취향이 없는 나, 다능인인가요?

'다능인의 특징' 다능인이라면 공감할 이야기가 시작된다.

매번 꿈이 바뀐다고 핀잔듣는다.

취향이 너무 많은 나는 취향이 없는걸까? 가끔 진지하게 고민한다.

이직할때마다 듣는 말, "이쪽 업무는 처음이시니까 희망 연봉을 맞춰드리긴 어려울 것 같고요."

뭐든 무난히 해낸다는 이유로 아무도 해본 적 없는 업무를 자주 떠맡는다.

정작 나는 뭘 해도 B+는 하지만, 뭐 하나 A+는 못 되는 것이 콤플렉스다.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자주 묻는다. "그래서 네가 지금 하는 일이 정확히 어떤 거니?"

이쯤 되면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싶다.


위 항목은 에밀리 와프닉의 저서 <모든 것이 되는 법>에 책 소개에 나오는 문장들이다. 여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다능인일 확률이 크다. 나도 이 항목들을 보고 공감을 많이 했고, 책을 읽으면서도 내내 내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다능인이라는 개념이 나오기 전부터 이런 성향의 사람들은 내내 있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팔방미인이라던가 다재다능하다던가, 연예계에서 여러가지를 모두 잘 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엔터테이너라고 말하는 등 여러가지를 잘 하는 이들을 칭하는 말들은 참 많았다. 하지만 그들도 어느 한 가지 분야에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난 이후에 다른 분야로 전향해왔기에 그런 인정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인인 다능인이라면 대체로 어떤 평가를 받아왔을까?


맨 위에서 본 항목들처럼 '끈기가 없다', '취향이 없다' 혹은 '산만하다', '이도저도 아니다' 이런 말들을 들어본 적이 있거나 스스로 생각해본 적이 있다면 당신은 다능인일 확률이 높다.


난 특히나 어떤 취향이나 선택해야하는 상황에서 '둘다 좋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좋고. 그래서 누군가가 물어볼 때마다 아무거나. 혹은 둘다 괜찮으니까 상대에게 고르라고 했다. 그땐 내가 취향이 없어서인 줄만 알았다. 둘다 싫은 경우는 별로 없었다. 둘다 각자의 매력으로 좋았다.


방 하나를 꾸며도 화이트와 원목의 조화로 꾸미기를 좋아하다가도, 블랙 철제 침대의 차갑고 시크함이 화이트와 어우러지는 컨셉이 좋기도 했다. 결국은 이도저도 아닌 오묘한 모습이 되었고, 이런 내 취향이 변덕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지금은 오합지졸인 이 취향이 그냥 내 취향인 것만 같다.


여러가지를 하면서 모두 다 잘해서 특출나게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참 어렵다. 그런 사람이라면 지금까지도 최고도 인정받고 있는 미술가이고 과학자이며 기술자, 사상가라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화가로 유명하지만 실제로 인체 해부해 과학적으로 분석한 메모로도 유명하다. 그외 천문학이나 건축, 음악, 화학 등 다양한 연구를 동시다발적으로 하셨던 진정한 다능인이다.


하지만 일반인이라면 모든 것을 그럭저럭 잘 해내지만, 어느 하나 특출나게 잘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사람일 확률이 더 높다. 물론, 나도 그렇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고 도전하면서도 어느 하나 확실한 성과를 낸 것은 많지 않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또 다른 것이 하고 싶고, 궁금하다. 새로운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듣길 좋아하고, 다른 사람의 직업과 하는 일에 대해 궁금하다.


나는 다능인이라면 공감하고, 다능인이라면 겪게 될 수많은 생각들을 모두 경험하고 있는 평범한 다능인이다. 이 글에는 스스로 다능인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만족하고 살아가는 과정들이 고스란히 기록될 것이다. 대단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평생 최고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인드로 살아가는 다능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에밀리 와프닉의 테드 강연 '어떤 사람들에겐 하나의 천직이 없는 이유' 를 보러가고 싶다면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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