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을 통해 돈을 받고 유통한 'n번방' 운영자 '박사'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0만이 넘는 역대 최다 인원의 동의를 받았다. 참여자들의 신상도 모두 공개하라는 청원도 동의 100만을 넘어섰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는 74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16명이 미성년자, 최연소 피해자는 불과 11살 초등학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 지난 22일 정의당 21대 총선 여성후보들은 「텔레그램 n번방 방지 및 처벌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텔레그램 n번방’ 가해자들에 대한 무관용 처벌을 요구하였다. 이 자리에서 후보들은 성토했다.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자문한다. 우리는 도대체 어떤 세상을 살고있는 것인가. 우리가 일상이라고 불러왔던 것들은 도대체 무엇이었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사회 어딘가에서 여성들이 스마트폰 속의 노예로 착취당하고 있을지 모르는 지금 우리에게 일상은 없다. 일상은 존재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같은 인간이라면 그러하다.
우리는 무너진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 사실을 우리는 인정해야만 한다. 우리는 피해여성들을 지키지 못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n번방에 잠입하여 이번 사건을 취재해온 기자는 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경찰에 해당 자료를 넘기면서도 그 방에 있던 많은 인원들이 일말의 죄의식도 없이 범죄에 가담하고 있는 광경과, 당장 피해자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현실에 큰 무력감을 느꼈다고 했다. 많은 국민들 역시 이번 사건을 보며 기자와 같은 무력감을 느꼈을 것이다.
인간이며, 여성이며, 정치인인 우리는 깊이 반성한다.
정치는, 정치야말로. 이 무너진 세상을 만들어온 주범이다. 정치는 몰랐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
언제부터 무너졌는지, 어디부터 무너졌는지, 무엇부터 바로세워야 하는지 우리는 끝없이 물어야 한다. 그리고 답해야 한다.
모든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돌아오고 모든 가해자들이 감옥으로 보내질 때까지 묻고, 그리고 답해야 한다.
어쩌면 이번 사건은 정치에서 방치되고 뒷전으로 밀려왔던 수많은 성범죄에 관한 정책들, 법안들에 의해 키워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더이상 이번 사건을 뒷전으로 미뤄둬서는 안 된다.
정의당 21대 총선 여성후보들은 경찰과 사법부에 촉구했다.
경찰은 텔레그램 ‘박사방’을 비롯해 ‘n번방’ 실태를 세밀하게 수사하고 생산, 유포, 소지, 공모 등을 한 모든 가해자의 혐의를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한다. 수사과정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하거나 피해내용이 언론을 통해 유포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사법부는 혐의의 중대성을 충분히 감안해 무관용 원칙으로 가해자들을 처벌해야 한다. 처벌할 수 있는 최대한의 형량을 구형하고 선고하라. 그간의 솜방망이 처벌이 디지털성범죄가 만연한 작금의 현실을 만들어낸 점에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후보자들은 '텔레그램 n번방 방지 및 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텔레그램 n번방 방지 및 처벌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