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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M경비지도사 Apr 17. 2024

좋은 책을 찾아서 3

한옥마을 서촌의 명소 : 서촌그책방에서 구입한 그 책

  세상에는 정말 많은 책이 있고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은 동일하다. 좋은 책을 찾아보려면 안목이 필요한데, 다양한 책을 접하다보면 자신에게 잘 맞는 책을 만날 수 있다. 동네 책방에는 그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책들이 있으며 책방지기만의 큐레이션으로 예술이나 그림책이 많은 곳도 있고 독립출판물을 주로 취급하는 책방도 있다. 동네의 작은 책방은 갈 때 마다 분위기가 달라지는 매력이 있으며, 평소에 자기가 주로 찾아보는 책들이 아니더라도 진열된 책을 구경하다 보면 마음에 들어오는 책을 찾을 수 있고, 책방지기의 추천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013년 5월에 104 쇄를 찍은 책의 저자인 시골의사 박경철은 이렇게 말했다. “진짜 읽고 싶은 책은 서점에 가서 직접 고른다. 안목 높은 주인이 운영하는 중소형 서점을 단골로 두면 좋다. 이런 점이 독립서점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23년 10월에 경복궁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작은 서점 ‘서촌그책방’을 찾았다. 한옥의 느낌이 살아있는 서촌그책방은 오랜 기간 독서지도를 했던 내공이 있는 책방지기만의 아늑하고 멋진 공간이다. 책방지기가 추천 해준 ‘그림 여행을 권함’ 이라는 책을 사면서 아들을 위한 메시지도 함께 받았다. 

 “최원준님께, 아빠가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 닿기를 기원합니다. 서촌그책방 하영남.” 

 그 책을 읽고 ‘나도 그림 좀 그려볼까’ 하는 생각에 아들의 사진을 보고 연필로 그려보았다. 그림을 본 아내와 아들이 호응을 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몇 년 전에 아들의 공룡도감을 보고 스케치북에 공룡을 그린 적이 있는데 그때도 반응이 좋았다. 아내와 아들이 나를 보고 그림을 잘 그린다고 칭찬을 하면 조금 황당해진다. 내가 어디가서 그림 좀 그린다고 얘기할 만한 실력은 절대 아니다.




  얼마 전에 지하철로 출근할 때 옆 사람이 읽던 책이 ‘세이노의 가르침’ 이다. 곁눈질로 제목을 보고 메모했다가 Y문고에서 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판매부수 70만부를 돌파한 23년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다.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저자의 이력과 출판 배경이 신선했다. 736쪽의 두꺼운 책이지만 공감되는 내용이 많고, 책의 저자도 독서에 빠져들었던 한 사람으로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자신의 경험과 함께 자세하게 설명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추천도서목록에 내가 가진 책이 4권이나 포함되어 뿌듯한 마음으로 그 책을 다시 읽어보기도 했다. 


  나보다 두 살 많은 형은 신기하게도 어려서부터 책을 가까이 하고 공부를 잘했다. 부모님이 봤을 때 첫째가 공부를 잘하니까 매우 만족해하면서 동생들이 형의 좋은 점을 보고 배우기를 기대하지 않았을까? 동생들이 형처럼 공부를 열심히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나는 실업계 고등학교를 다녔으며, 5년 터울의 동생은 내 후배가 되어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 지금은 삼형제가 다 결혼해서 그럭저럭 살고 있는데, 형이랑 형수는 미국에서 지내며 같은 학교에서 일을 한다. 부모님은 미국에서 박사가 된 장남과 며느리를 자랑스러워 하지만 아들이 사는 집을 구경도 한 번 못해보고 얼굴도 자주 보기 어려운 점이 아쉬울 수 있다. 그럴 때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최씨 집안 삼형제 중에 서울대 나와서 미국에서 교수하는 아들은 한 명이면 충분하지.“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국내 대학교의 멋진 캠퍼스를 둘러볼 기회가 몇 번 있었다. 그럴 때면 내가 졸업한 B대학교가 초라하게 느껴지며 울컥하기도 했다. 서울대 다니는 과외선생을 공짜로 활용할 수 있는 형님찬스가 있었는데, 그런 좋은 기회가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으니 말이다. 류시화님의 잠언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가 있다. 형님찬스가 있었다는 건 몰랐지만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알았다.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면서 작문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 국내파 저자는 안정효, 유시민, 은유, 이오덕, 장강명, 박민영이고 해외파는 스티븐 킹과 조지 오웰이다.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를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2,500원에 구입한 것과 책장 맨 아래 구석에 가려져 있던 이오덕의 ‘우리문장쓰기’를 발견한 일은 큰 기쁨이다. 요즘 텔레비전 시청을 중단하고 방에서 책을 보며 글을 쓰고 있으면 아들이 와서 관심을 보인다. ‘날마다, 조금씩, 꾸준히’ 라는 안정효의 글쓰기 3원칙을 지키며 글을 써 볼 생각이다. 글쓰기를 시작하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고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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