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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M경비지도사 Apr 17. 2024

'작은책' 1월호를 읽고

임경선님의 '호텔이야기' 와 또 다른 호텔이야기

<작은책 1월호>

  12월의 마지막날 철산도서관에서 빌려온 임경선 소설집 ‘호텔이야기’를 절반 정도 읽었을 때, 현관 우체통에 작은책이 도착했다. 작은책 공모전 시상식과 12월 글쓰기 모임은 같은 날이었다. 덕분에 일부 수상자들이 글쓰기 모임과 식사를 함께 했다. 나도 공모전에 글을 써낸 사람이기에 1월호에 실린 수상작이 궁금했는데, 호텔을 배경으로 쓴 글이 있었다. ‘호텔이야기’를 읽다가 또 다른 호텔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김시열님이 호텔에서 그릇을 닦으면서 겪은 일을 읽고 몇 글자 적어보았다.


건축물유지관리서비스를 하다보면 다양한 용도의 건물을 접하게 된다. 사무실은 업무시설, 병원은 의료시설, 호텔은 숙박시설로 분류한다. 500개이상의 다양한 객실이 있는 5성급 특급호텔의 내부공간은 요새와 같다. 많은 인원을 동시에 수용하는 연회와 행사도 자주 있지만 수백개의 객실이 만실이 되어 투숙객이 몰리면 호텔의 BOH 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BOH (BACK OF HOUSE) 는 호텔 직원들이 근무하는 곳으로 외부인들은 볼 수 없는 공간이다. 직원 출입구에는 번호키가 있으며 비밀번호는 주기적으로 변경한다. 1일 3식을 제공하는 직원 식당과 유니폼실은 필수다. 24시간 직원이 상주하는 곳이므로 잠시 눈을 붙일 수 있는 휴게실과 커피 머신이 설치된 직원라운지가 별도로 있다. 단정한 외모를 위해 커트가 필요하다면 직원용 미용실이나 이발소를 이용하고, 필요한 물품이나 간식은 휴게실 옆의 편의점에서 구매한다. 직원이 출근하면 유니폼을 수령하고 라카룸으로 이동한다. 개인별 라카와 화장실, 샤워실, 피트니스 시설이 함께 있다. 플라워샵에서는 연회나 행사에 꼭 필요한 꽃장식을 준비한다. 모든 직원용 시설과 사무공간은 호텔의 지하에 있다. 지하공간의 지정된 통로로 업무용 승강기를 타고 이동한다. 지상공간은 고객을 위한 곳이며 매출이 발생하는 FOH (FRONT OF HOUSE), 서비스 공간이다. 김시열님의 말대로 BOH에서 일하는 직원이 작업복을 입고 FOH 로 나가서 고객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다.


  호텔에서 그릇닦는 일은 호텔 조리팀 소관의 기물관리를 말한다. 중식, 한식, 일식, 양식에 쓰이는 각종 기물은 수백가지가 넘는다. 컵이나 접시 등의 소형기물을 세척하는 디시(dish) 워시와 큰 솥같은 철제 기물을 닦는 것은 포트(pot)워시로 구분한다. 포트워시는 무거운 기물을 다루는 일이라서 더욱 조심해야 한다. 정신없이 일을 하다가 손톱이 빠지는 부상을 입기도 한다. 호텔은 24시간 직원이 상주하며 주말과 휴일에 더 바쁘게 돌아간다. 객실점유율 및 연회등의 행사 매출은 수시로 변동되므로 필요한 인력도 탄력적으로 공급된다. 일반적인 건물에 비해서 계약직, 임시직 직원을 많이 사용하는 곳이 호텔이다. 김시열님이 호텔에서 일하던 공간은 그릇닦는 직원만 있는 곳이 아니다. 음식을 만드는 조리사와 홀 서비스 직원이 함께 일하는 곳이다. 식사시간에 손님이 몰려서 모두가 바쁘게 움직이다보면 크고 작은 사고가 수시로 발생한다. 일을 하다가 몸을 다치면 공상이나 산재가 무슨 소용인가, 업무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요구하면서 몸조심하는게 우선이다. 일을 하다가 다치면 회사의 허락이나 결재가 없어도 산재신청을 할 수 있다. 근로자가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하면 산재여부는 공단에서 판단한다. 2024년에는 산재로 다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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