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일 국군의날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희비가 엇갈리는 사람들
2024년 10월 1일 국군의 날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었습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군인을 격려하고, 국민들에게 여가선용의 기회을 부여하고 내수를 진작시킨다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여론의 지지를 받는 모양새도 좋습니다. 명분도 그럴듯한 정책을 발표하면서 임시공휴일에 확실하게 휴무하는 곳은 공무원 조직입니다.
임시공휴일 지정은 일부 시민에게는 반가운 소식이고 일부에게는 허탈함을 안겨줍니다. 콘도, 펜션등의 숙박업계와 여행사 쪽에서는 일단 반기는 모습입니다. 징검다리 연휴에 예약을 늘어나고 있으며 여행업계에서는 발빠르게 할인쿠폰을 발행합니다. 오피스와 대학상권의 자영업자는 울상입니다. 임시공휴일 당일은 영업을 하나마나 쉬어야 하니 매출이 줄어들고, 퐁당퐁당 평일에는 영업을 해도 매출이 반토막입니다. 매월 나가는 임대료과 관리비가 더욱 부담됩니다. 하루 하루 벌어서 힘겹게 임대료과 관리비를 부담하는 소규모 자영업자에게 임시공휴일 지정은 재앙에 가깝습니다. 2학기 학사일정을 준비해둔 초중고교의 교사들은 퐁당퐁당 임시공휴일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정규 수업일수를 고려한 학사일정은 징검다리 임시공휴일까지 미리 예상해서 반영하기는 어렵습니다.
임시공휴일과 관련한 아웃소싱 현장의 모습도 가지각색입니다. 마트, 백화점 등의 쇼핑몰 미화원이나 주차관리원은 임시공휴일이라고 무조건 쉴 수 없습니다. 매장이 영업을 하면 당연히 근무를 해야하고, 평일보다 업무량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청소원은 눈치볼일 없이 편하게 쉴 수 있지만 시설직 근로자는 최소근무자가 방재실에 상주합니다. 격일제로 근무하는 감단직 경비원이라면 임시공휴일 지정은 무관한 일이 됩니다.
내수진작이냐 생산차질이냐 어느 한쪽에 답이 있는 건 아닙니다. 둘 다 해당되지만 정부에서 임시공휴일을 지정할 때는 내수진작에 초점을 맞춰서 발표합니다. 임시공휴일에 쉬는 직장인도 휴일을 보내는 모습은 천차만별입니다. 모처럼의 임시공휴일을 맞이해서 외출이라도 한다면 월급쟁이 직장인의 지갑은 금세 가벼워집니다. 저와 함께 근무하는 워킹맘 A과장은 임시공휴일이 마냥 반갑지 않습니다. 유급이긴 하지만 두 아들과 남편은 공휴일이면 삼식(三食)이가 됩니다. 삼식이 남자 3명을 돌보는 것보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가장 확실하게 혜택을 보는 건 공무원이고, 임시공휴일 지정은 말그대로 임시적 조치입니다. 저성장 고물시대에 적합한 체계적인 경제정책과 급격한 인구변화에 대비한 상시적 조치도 기대해봅니다.